LG, 9회 뒤집기 … '야구는 이 맛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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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잠실 두산-삼성전. 5회 말 두산의 1루 주자 문희성이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되고 있다. [뉴시스]

야구의 묘미는 9회 역전이다. 패색이 짙던 그 순간에 타선에 불이 붙고, 승부가 뒤집어질 때 팀의 운명에는 새로운 지평이 열린다.

LG는 14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경기에서 8회까지 1-4로 뒤졌으나 9회 초 박용택의 동점타와 이종열의 역전타가 이어지며 4점을 뽑아 5-4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8회까지 롯데 선발 장원준에게 2안타로 끌려가던 LG는 9회 초 롯데가 마무리 최대성을 투입하자 반격의 실마리를 풀었다. 10일 SK와의 경기에서 롯데를 구원했던 최대성은 이날은 다른 투수가 된 듯 흔들렸고, LG는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물고 늘어졌다. 선두 박기남이 우중간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이병규가 2루타로 뒤를 받쳐 무사 2, 3루. 이어 마해영의 중전 적시타로 3-4로 따라붙은 LG는 바뀐 투수 이왕기를 상대로 역전극을 펼쳤다. 1사 후 정의윤이 볼넷을 골랐고, 박용택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1사 2루에서 이종열의 역전 2루타가 터졌다. 박용택이 홈을 밟는 순간 LG 더그아웃은 환호했고, 롯데 더그아웃에는 침묵이 흘렀다. 시즌 초반 마무리로 낙점했던 노장진의 이탈로 뒷문에 구멍이 생긴 롯데는 최대성.이왕기 등 젊은 투수들을 마무리로 기용하고 있으나 뒷심 부족을 실감했다.

수원에서는 6타수 6안타의 맹타를 휘두른 장성호를 앞세운 기아가 현대를 12-6으로 꺾었다. 장성호는 첫 타석 3점 홈런, 두 번째 타석 안타, 세 번째 타석 3루타를 뿜어내 사이클링 히트를 기대케 했으나 나머지 세 타석에서 모두 단타만 보탰다. 장성호의 6안타는 프로야구 1경기 최다 안타 타이기록(역대 세 번째)이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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