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 근무 업무능률 높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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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주 5일 근무제」를 채택하는 기업이 80년대 이후 국내에서도 급속히 늘어나 현재 97개 사업장에 4만여 명의 근로자들이 주 5일 또는 격주 5일 근무를 하고 있다. 또 이들 기업은 모두 생산성·업무수행 율·근태 상황에서 주 6일 근무보다 앞서 이 제도가 노사양측에 바람직한 제도로 평가됐다.
노동부는 3일 세계에서 가장 노동시간이 많은 우리 근로자들의 근로시간 단축 등 제도개선을 목적으로 조사한「주 5일 근무제 실시 현황과 평가」자료를 공개, 정부는 1차적으로 하루 8시간 근로제도 정착 후 여건성숙에 따라 주 5일 근무제의 제도화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동부가 조사한 주 5일 근무제 실시 실태와 그 평가는 다음과 같다.
◇실시실태=주 5일 근무제는 국내에서 73년 삼아 제약이 처음 실시한 뒤 70년대 11개 사업장, 82년엔 18개 사업장, 85년엔 69개 사업장으로 80년대 이후 급속히 확산됐다.
현재 이 제도를 실시중인 97개 사업장은 의약제조업체가 68개로 가장 많고 ▲전자 5개 업체 ▲무역 7개 업체 ▲금융 2개 업체 ▲기타 15개 업체다.
규모별로는 종업원 1백∼3백 명인 업체가 43개로 가장 많았으며 1천명 이상업체도 3개 업체다. 이중 22개 업체는 매주, 75개 업체는 격주로 5일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평가=국내 5일제 근무제실시의 효시인 삼아 제약의 경우 실시후 실시전보다 1인당 매출액은 15%, 1인당 생산량은 32%가 증가한 반면 작업손실률은 11%에서 4%로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또 출근 율은 94%에서 99.4%로 높아졌고 지각·조퇴 율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월간 교통비는 32만5천 원에서 24만원으로, 식대는 82만원에서 70만원으로 줄어들었고, 사원들의 도서실 이용률은 크게 높아졌다.
한국쉐링의 경우도 주 5일제 근무 실시 후 이직 율이 15%에서 10%로 낮아져 종업원들의 회사에 대한 애착심이 강해졌고 작업능률향상과 물가절약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실시확대=노동부는 주 5일제 근무를 실시함으로써 생산성이나 업무수행 율·근태 상황이 향상된 점에 비추어 경제성장과 기업의 여건이 보다 성숙돼 주 5일제 근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이를 제도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노동부는 우리나라 근로자의 주당 평균근로시간은 51.9시간으로 일본(40.4시간), 미국(34.8시간), 서독(40.5시간)등에 비해 과중하다고 지적, 정부에서도 근로시간 단축을 주요 당면과제로 정해 다각적인 개선책을 강구하고 있으며 아울러 최저임금제 정착·임금격차 해소 등을 통해 근로자들의 연장근로 비 선호 경향을 유도하기로 했다. <한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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