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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안철수 자유민주주의 신념 있다면 … ” 단일화 첫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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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정치적 소신과 신념이 확실하다면 동지로서 생각하고 같이하겠다”고 말했다.

안 캠프 “단일화 압박 강하게 받아”

김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는 지금 일시적으로 흩어져 있지만, 정치적 신념이 같아 하나가 되길 바란다”며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로 정치권에 입문한) 안 후보가 지금은 많이 중도화됐지만, 그런(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신념이 잘 형성돼 있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금까지 야권에서 “이기려면 김문수와 안철수의 후보 단일화는 불가피하다”란 말이 여러차례 나왔지만 당사자가 단일화를 시사한 건 처음이다. 특히 김 후보는 단일화 주장이 제기될 때마다 “현재의 박원순 시장을 만든 산파는 7년 전 벤처 신화를 등에 업은 안철수 아니었나. 단일화를 하려면 내가 아니라 색깔이 비슷한 박원순-안철수가 해야 할 것”이라고 거부해왔다.

이와 관련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원론적 입장 표명”이라면서도 “정체성이 모호한 안 후보가 이념을 명확히 해 우리와 함께 한다면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지 않나”라고 전했다.

25일 남짓 남은 현재 서울시장 선거의 판세는 박원순 시장이 압도적 우위다. 리얼미터가 16일 발표한 자료(조사의뢰 이데일리, 조사일시 13∼14일)에 따르면 박원순 60.8%, 김문수 16%, 안철수 13.3%였다. 한국리서치가 14일 발표한 조사(조사의뢰 KBS·한국일보, 조사일시 11∼12일)에서도 박원순 53%, 안철수 15.2%, 김문수 10.5%였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따라서 이날 김 후보의 발언은 단일화 카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판을 흔들어보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안철수 후보측은 그동안 “국정농단 세력과 어떻게 연대할 수 있나”며 야권연대을 강하게 부정해왔다. 하지만 안 후보 캠프 관계자는 김 후보의 발언과 관련, “안 후보도 최근 단일화 압박을 거세게 받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안 후보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과연 박원순 대 김문수로 된다면 김문수 후보가 이길 수 있을 것인가. 그건 백이면 백 아니라고 (유권자들이) 말한다”라며 “내가 박원순 후보와 일대일로 대항하면 이길 수 있다. 시민들이 표를 모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우·안효성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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