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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규제 완화 개입 논란 황우석 “최순실·정윤회 알지도 못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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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박사(왼쪽)와 황 박사의 제자이면서 황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의혹을 제보했던 류영준 강원대 교수. [변선구 기자, 연합뉴스]

황우석 박사(왼쪽)와 황 박사의 제자이면서 황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의혹을 제보했던 류영준 강원대 교수. [변선구 기자, 연합뉴스]

황우석 박사의 제자이면서 13년 전 황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의혹을 제보했던 류영준 강원대 교수가 황 박사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증인석에 선 황 박사는 박근혜 청와대 및 정부 인사와 본인을 둘러싼 의혹은 전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6년 7월 차병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그동안 금지돼 있던 인간 줄기세포 연구를 조건부로 승인받았다. 류 교수는 여기에 황 박사가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황 박사가 최순실‧정윤회 부부 등과 각별한 사이였으며 박 전 대통령과는 독대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황 박사는 9일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심리로 열린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모두 “몰랐다”는 입장을 지켰다. 황 박사는 “정윤회가 최순실 남편인 걸 몰랐느냐”는 류 교수 측 변호인 질문에도 “뜬소문으로 들었다”며 “12년 동안 언론을 보지 않아 몰랐다”는 주장으로 일관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황 박사가 2016년 7월 세계미래포럼 강연회에서 한 발언을 두고는 오랜 공방이 이어졌다. 류 교수 측 변호인은 “언론에 ‘청와대에서 열린 차병원의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 계획 승인 관련 회의에 참석해 문호를 열어줘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말한 것으로 돼 있는데 사실이냐”고 물었고 황 박사는 이 역시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답했다.

변호인이 “기사를 잘못 쓴 기자도 고소를 하거나 손해배상 청구를 했느냐”고 묻자 황 박사는 “왜곡 기사는 한 번도 고소를 한 적이 없다”며 “기자는 설사 오보를 했더라도 ‘과대영웅증 환자’는 아닐 거다”라고 했다. 류 교수 측은 “인신공격적 발언을 자제하라”고 지적했다.

류 교수 측은 황 박사를 비방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류 교수 측은 앞서 법원에 “류 교수 발언은 줄기세포 전문가이자 연구윤리‧생명윤리 전문가로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한 비판 발언이었으므로 ‘비방의 목적’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재판 이후 류 교수는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황 박사가) 10여년 전의 악감정을 가진 것 같다”며 “황 박사가 재판과 상관없이 과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변한 게 하나도 없다고 느꼈다”고 비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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