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찾은 역…기적소리 요란|서울역 정기열차 92편 정상운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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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열차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파업 이틀만에 전국의 역이 활기를 되찾았다.
파업에 동조했다 풀려난 기관사들은 가슴에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라고 적힌 노란 리번을 달고 다시는 열차가 멈추지 않게 할 것을 다짐하는 모습이었으며, 피서열차 중단으로 하마터면 올 여름 피서에 차질을 초래할 뻔했던 승객들은 다시 움직이는 열차에 오르며 빠른 시일 내에 정상을 되찾은 열차운행을 무척 다행스러워 했다.
◇기관사들=서울 구로 1동에 있는 서울 전동차 사무소에는 28일 오전 소속 기관사 1백68명중 경찰의 조사를 받고있는 「추진위」 김창한 위원장(36) 등 5명의 기관사를 제외한 1백63명이 모두 나와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라고 적힌 노란 리번을 가슴에 달고 정상근무에 들어갔다.
『경찰에 남은 동료들이 나올 때까지 승무할 수 없다』고 버티던 청량리역열차사무소 기관사들도 『빨리 정상을 회복해야 당국에서 선처해줄 것』이라는 간부들의 설득으로 27일 오후 2시부터 정상근무에 들어가 이날 오후 7시 원주행 비둘기호와 제천행 화물열차가 출발한 것을 시작으로 차츰 정상을 회복, 28일부터는 오전 9시30분 부산행 통일호 임시열차 등 5개 임시열차를 제외한 29대의 전 여객차와 화물차가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승객들=서울역에서는 28일 오전 6시10분 부산행 통일호열차가 피서객 등 승객 2백여명을 태우고 첫 출발한 것을 비롯, 이날 하룻 동안 정기열차 92편이 정상운행 돼 평상시와 같이 3만2천여명이 열차를 이용, 서울역을 빠져나갔다.
오전 8시45분에는 영등포여상·금옥여고생 1천4백여명이 임시 열차 편으로 경주수학여행을 떠났으며 학생들은 『하마터면 기관사아저씨들이 파업하는 바람에 고교시절 가장 큰 추억거리인 여행을 못할 뻔했다』며 즐거워했다.
또 기차표예매도 정상적으로 진행돼 서울역 예매일일창구에는 피서인파가 최대로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30, 31일의 기차표를 구하기 위해 시민 5백여명이 몰렸다.
28일 0시를 기해 파업 3일만에 정상운행에 들어간 대전역은 오전 5시40분 551호 비둘기호가 첫 출발해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천안역도 오전 4시 30분 장항발 완행열차가 첫 출발한데 이어 모든 열차가 정상운행 됐다.
또 열차 파업으로 피서객들이 찾아오지 못해 한산했던 대천 등 서해안지역 해수욕장에는 28일 오전부터 피서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혼잡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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