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 이미지 정치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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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의 벽을 깨라"=홍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춤바람(강금실 전 장관을 빗댄 말)에 대항해 한쪽에선 꽃미남(오 전 의원)이 나왔다"며 "두 사람의 등장으로 정책 대결은 하루아침에 실종됐고, 선거전은 이미지와 이미지의 전쟁으로 급변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강 전 장관과 오 전 의원의 대결구도로 가면 서울시장 선거는 탤런트 선발대회가 될 수밖에 없다"며 "노무현 정권 심판론이 실종된 인기투표식 선거는 한나라당에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맹 전 의원도 "서울 선거가 '이미지 정치'라는 유령에 홀려 있다"고 공격했다. 그는 "실용과 생산의 정치가 자리 잡아야 할 자리에 알맹이 없는 이미지 정치가 주인 행세를 하려 한다"며 "이는 '묻지마 투표'를 조장하는 정치 독초"라고 목청을 높였다.

두 사람의 협공 속에서도 오 전 의원은 경선 출마를 철회한 박계동 의원과 후보 단일화를 발표하는 등 경선 준비에 속도를 냈다.

그는 경쟁자 두 사람의 '이미지 정치'비판에 대해 "16대 의정활동 4년에 대한 언론사 종합평가에서 내가 두 선배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인기만 좋은 게 아니라 인기도 좋은 것"이라며 맞받아쳤다. 오 전 의원은 강 전 장관과의 차별화도 시도했다. 그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져 가는 이미지인지 실체적 진실을 바탕으로 한 이미지인지는 구분돼야 한다"며 "내가 상징색으로 내세운 초록색엔 사회생활 초년병 때 투신했던 환경운동 등 평생을 바친 열정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 이미지 정치 논란 가열되는 정치권=보라색을 내세운 강 전 장관의 출마 선언으로 촉발된 이미지 정치 논란은 정치권 전체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이날 손학규 경기지사는 SBS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쇼에 나가는 말이 아니라 쟁기를 끄는 말이며, 얼굴이 아니라 실력, 이미지가 아니라 실천이 중요하다"며 최근 흐름을 비판했다. 그러나 강 전 장관은 KBS 라디오에서 "이미지 정치로서 성공한다면 그 자체가 하나의 정치문화 발전"이라며 "선진국가의 정치인들은 정치철학을 전달하기 위해 이미지 마케팅을 쓰고 있으며 이는 긍정적으로 봐야 할 문제"라고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서승욱.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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