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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민주노총, 김성태 한국노총 … 여야 원내대표 둘 다 노총 출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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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3호 08면

민주노총 출신 대 한국노총 출신.

홍, 첫 행보 ‘단식 김성태’ 방문 #“농성 풀고 대화로 해결해 나가자” #김 “같이 노동운동, 좋은 분 됐다” #일각, 노동계쪽 과다한 대변 우려

11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홍영표(3선·인천 부평을) 의원이 선출되면서 만들어진 결과다.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12월부터 한국노총 출신인 김성태 의원이 원내사령탑을 맡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치러진 경선에서 78표를 얻어 38표를 얻은 노웅래(3선·서울 마포갑) 의원에게 승리를 거뒀다. ‘친문재인계 주류(홍영표) 대 비주류(노웅래)’의 대결 구도였던 만큼 당초 예상대로 승부는 상당한 표 차이로 갈렸다.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하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전날 위문한 정세균 국회의장이 “홍영표하고 협상하겠다고 생각하고 일단은 내 말 듣고 병원에 다녀오시라”고 말할 정도로 당내에선 이미 홍영표 체제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11일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농성 중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찾아 대화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료진의 건강 악화로 인한 단식 중단 요구와 한국당 의원 전원의 권유로 9일 만에 단식을 끝냈다. [강정현 기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11일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농성 중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찾아 대화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료진의 건강 악화로 인한 단식 중단 요구와 한국당 의원 전원의 권유로 9일 만에 단식을 끝냈다. [강정현 기자]

홍 원내대표는 1983년 대우자동차(현 한국GM) 노동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고, 85년 대우자동차 파업에 참여한 뒤 대우그룹노동조합협의회 사무처장(89년), 대기업노동조합연대회의 사무처장(90년) 등을 지냈다. 1995년 11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출범할 때는 당시 전국노동조합협의회 쟁의국장을 맡고 있던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과 함께 준비위원회에서 활동하며 민주노총의 산파 역할을 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을 둘러싸고 여야가 강(强) 대강으로 대립하고 국회가 공전하는 상황에서 같은 노동운동 출신의 원내사령탑들이 협상 파트너가 되면서 대화 여건이 좀 더 수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기업보다는 노동계의 목소리가 입법에 더 많이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홍 원내내표는 취임 후 첫 행보로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투쟁을 하는 김 원내대표의 천막 농성장을 찾았다. 그는 김 원내대표의 손을 잡곤 “우선 건강이 제일 중요하니까 단식 (농성) 풀고, 우리가 빨리 준비할 테니까 이야기를 해서 좀 해결해 나가자”며 “일단은 건강을 챙겨라. 내가 (경선이) 끝나자마자 제일 먼저 왔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원내대표가 “같이 노동운동도 한 사람으로서, 대화와 타협을 위해서 서로 진정성을 갖고 풀면 못 풀 게 없다”고 답했다. 그런 뒤 함께 손을 잡고 사진 촬영을 할 때 김 원내대표는 “아주 좋은 분이 됐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2002년 대선 때 개혁국민정당 조직위원장으로서 노무현 당시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돕고 2012년과 지난해 대선에서도 문 대통령 캠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친문 핵심 중진으로 분류된다. 그런 그가 원내대표가 되면서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비주류였던 우원식 전 원내대표 체제보다 청와대와 더 긴밀히 소통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홍 원내대표가 2001년 참여연대 정책위원을 지낸 만큼 참여연대가 청와대와 정부, 민주당의 핵심 주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는 평가도 있다.

허진·권유진 기자 bim@joongang.co.kr

홍영표(61)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전북 고창 ▶이리고-동국대 철학과 ▶대우그룹노동조합협의회 사무처장 ▶한국노동운동연구소장 ▶18~20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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