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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들은「북한 88참가설」|한남규<워싱턴 특파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할것 같다는한 국회의원의 워싱턴쪽「낭보」가 지난 주말 서울로 흘러들어갔다.
희소식은 미국민주당 전당대회를 참관했던 여야의원들이 삼삼오오 워싱턴으로 올라와 어느 미국고위관리를줄지어 만나고 나온 후 한 야당중진에의해 터져나왔다. 그는 이「중대」정보를 보도진에 흘리는한편 소속당본부에 긴급보고했다는얘기다.
국내언론을통해 이소식이 주요 뉴스로 보도되자 미국정부대변인은 그들로서는 모르는 얘기며 오해가 있었던것 같다고 부인함으로써 이 소식은 구멍뚫린 풍선처럼 볼품없이 사그라지는 꼴이 됐다. 발설한 사람도, 이를보도한 언론도 볼품없기는 마찬가지다.
더욱 답답한 것은 이 의원이 들었다고 주장한 발언이 과연 미관리의입에서 정말로 발설됐는지를 증명해줄 우리쪽 증인들이 없는 점이다.
이 야당간부는 소속당의원 몇명과어울려 미관리를 만났을뿐 이 자리에는 현지 대사관의 안내자라든가 통역이 없었다는 것이다. 면담내용의 공식기록이 있을리가 없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굳이 관리가 아니더라도 흔히 외국의 의원등 정치인이한국의 관리를 방문할 때는 주한미대사관직원이 따라붙는다. 안내도 하고통역도 맡고 기록에도 임한다.
이들이 비행기에서 내리면 대사관은오리엔테이션·기초면담자료제공등으로 현지감각과 지식을 제공한다. 사실은 그에 앞서 누구를 만나 무슨얘기를 할 것이냐느첫 자체도 미리 정리가 되는 것이다.
「북한참가」얘기를 했다는 문제의 관리를 하루 이틀새에 우리 국회의원들은 민정당의원 2명, 민주당의원 1명이 따로따로 차례로 만났고 평민당의 한 의원도 면담을 교섭중이다.
대부분 대사관측과 아무런 사전협의없는 각계약진이고 대사관도 이들이 미국사람과 무슨 얘기를 했는지모른다. 우리 국회의원들의「개인외교」의 개선이 없는 한 예의「북한참가」류 소동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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