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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농성장 찾아간 정세균, 원내대표 발언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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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의장이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에게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원내대표가 홍영표 의원으로 결정된 것처럼 말을 해 눈길을 끌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10일 오전 국회 본관 앞 천막에서 단식 중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방문해 대화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정세균 국회의장이 10일 오전 국회 본관 앞 천막에서 단식 중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방문해 대화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정 의장은 10일 국회 본관 앞 천막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김 원내대표를 방문해 대화를 나눴다. 정 의장은 김 원내대표의 건강 상태를 걱정하며 "의무실장에게 보고를 받아보니 지금 상태가 주의를 할 필요가 있다더라"며 "사람이 살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장은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오늘이 임기가 마지막 날이라 새 지도부가 들어오기 전에는 협상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김 원내대표의 손을 잡은 채로 "그래서 홍영표하고 협상을 하겠다고 생각하고 일단은 내 말 듣고 병원에 다녀오시라"며 "우원식이 마지막 날이고 내일 홍영표가 (원내대표가) 된단 말야, 그러니까 힘을 차리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우원식 원내대표의 임기가 10일 종료되면서 11일에 차기 원내대표를 뽑는 경선을 치른다. 현재 홍 의원과 노웅래 의원이 출마한 상태다.

정 의장이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를 홍 의원으로 언급한 것은 홍 의원이 앞서간다는 당 안팎의 분석을 무심코 반영한 실언으로 보인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역점 법안인 근로기준법 개정안 처리를 주도했고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우원식 원내대표에게 7표 차로 패한 뒤 1년간 표를 꾸준히 다져왔다.

하지만 노동계 출신 강성 이미지의 홍 의원보다 언론인 출신으로 균형 감각을 갖춘 노 의원의 선전을 예측하는 목소리도 있다. 노 의원은 2년 전 원내대표 경선에서 떨어진 경험이 있다.

한편 정 의장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6·13 지방선거 출마의원의 사직 처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4명(민주당 양승조·박남춘·김경수, 한국당 이철우)의 의원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여야의 대치 상황 때문에 본회의가 열리지 않아 사직서 처리를 못하고 있다. 의원 사직서가 14일까지 처리되지 않으면 해당 지역구(충남 천안병·인천 남동갑·경남 김해을·경북 김천)의 보궐선거는 이번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하지 못하고 내년 4월로 연기된다.

정 의장이 언급한 '특단의 대책'은 의원들의 사직서를 처리하기 위해 국회의장의 권한으로 본회의를 열어 진행하겠다는 의미일 가능성이 크다.

국회법에 따라 의장이 안건을 본회의에 직권상정 하려면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의원사직서는 제출함과 동시에 국회 절차상 본회의에 계류한 것이 돼 교섭단체의 동의 절차가 불필요하다는 게 정 의장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직권상정은 절대 안 된다"고 반발했다. 윤재옥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직권상정을 하면 특검 관철을 위해 더 극단적인 투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직권상정은 이 파행을 더 심각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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