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마무리 판도 들썩…돋보이는 한화 정우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1면

마운드 위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는 한화 마무리 투수 정우람. 정교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시즌 초반 13세이브를 기록하며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떠올랐다. [뉴스1]

마운드 위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는 한화 마무리 투수 정우람. 정교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시즌 초반 13세이브를 기록하며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떠올랐다. [뉴스1]

프로야구가 중반으로 치닫는 가운데 마무리 투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한화 수호신, 13세이브로 1위 달려 #김세현·조상우 블론 세이브 1위 #NC 임창민은 부상으로 시즌 접어 #

9일 현재 한화 정우람(33)이 13세이브로 마무리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LG 정찬헌(28)에 10세이브로 2위에 자리하고 있다. 두산 함덕주(23)와 SK 박정배(36)가 8세이브로 나란히 3위에 있고, 그 뒤를 롯데 손승락, 넥센 조상우(이상 7세이브)가 바짝 뒤쫓고 있다.

지난해 세이브 3위를 기록했던 정우람과 9시즌 연속 마무리 투수 보직을 맡고 있는 손승락을 제외하고는 모두 새로운 얼굴이다. 최근 프로야구 뒷문을 잘 지켰던 소방수들은 대거 빠졌다. 2016시즌 세이브 1위였던 KIA 김세현(31)은 올 시즌 14경기에 나와 1승5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9.24를 기록하고 있다. 블론 세이브만 4개(1위)를 기록하며 지난 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최근 3시즌 내내 세이브 3위 안에 이름을 올렸던 NC 임창민(33)은 팔꿈치 수술을 받기로 결정하면서 시즌을 접었다. 꾸준한 투구를 했던 임창민은 올해 8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6.43으로 부진했다.

[포토] 임창민 '힘으로라도 틀어막겠다'

[포토] 임창민 '힘으로라도 틀어막겠다'

차명석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불펜에서 활약하는 필승조가 예전에 비해 약해지면서, 그 부담이 마무리 투수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세이브 1위 정우람이 있는 한화와 세이브 2위 정찬헌이 있는 LG의 불펜 평균자책점이 준수하다. 한화는 3.45로 1위, LG는 4.60으로 3위다.

세이브 순위 판도는 올 시즌 내내 엎치락뒤치락할 것으로 보인다. 위력적인 투구를 하는 믿을 만한 마무리 투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차명석 해설위원은 “코칭스태프가 이닝 수를 제한하는 정우람과 베테랑 마무리 손승락을 제외하고는 믿음직스러운 마무리 투수가 없다”고 했다.

1승 13세이브를 거두고 있는 정우람은 평균자책점도 1.15로 안정적이다. 블론 세이브는 1경기에 불과하다. 피안타율 0.158,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0.83으로 준수하다. 직구 구속이 시속 140㎞ 정도로 빠르지 않지만, 정교한 제구력으로 타자들을 꽁꽁 묶고 있다. 한용덕 감독이 올해 한화를 맡은 뒤 가능하면 마지막 1이닝만 그에게 맡기면서 구위가 살아났다는 평가다.

롯데 손승락이 9회말 역투하고 있다. 양광삼 기자

롯데 손승락이 9회말 역투하고 있다. 양광삼 기자

롯데 손승락은 팀이 일찌감치 하위권으로 처지면서 마무리로 나올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올시즌 14경기에 나와 1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3.86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롯데가 점점 살아나면서 손승락에게도 세이브 기회가 많이 올 수 있다. 손승락은 2010년, 2013년, 2014년, 2017년 등 4시즌 동안 세이브 1위를 차지했던 선수다.

반면 2위 SK의 마무리를 맡은 박정배는 다소 불안한 모습이다. 박정배는 올 시즌 17경기에 나와 1패, 9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6.06.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박정배·백인식·윤희상 등 상황에 따라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9회에 기용할 수 있다”고 했다.

두산은 당초 김강률을 마무리 투수로 낙점했지만, 최근엔 함덕주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 김강률은 시즌 초반 어깨 피로와 부진이 겹치면서 1, 2군을 오가고 있다. 그 사이 함덕주가 9세이브를 올리며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냈다. 두산은 최근 함덕주와 김강률을 번갈아 마무리로 기용하고 있다. 넥센의 마무리 투수 조상우(7세이브)도 블론 세이브가 4개(1위)일 정도로 불안하다.

이렇게 각 팀의 뒷문이 헐거워지면서 블론 세이브는 크게 늘었다. 올 시즌 187경기를 치르면서 89세이브가 나왔지만, 블론 세이브는 그보다 절반 정도인 52개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 비슷한 시점(190경기)에서 블론 세이브 33개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20여개나 더 많다. 한 경기 당 평균 0.28개의 블론 세이브가 나오는 셈인데, 산술적으로 올 시즌에 201개의 블론 세이브가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144경기로 늘어난 2015년 이후 최다 블론 세이브 기록이 될 수 있다. 2015년 136개가 나왔던 블론 세이브는 2016년 158개, 지난해엔 174개로 늘었다. 역전승이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