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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남성모델 누드 몰카' 수사 중에…워마드에 또 조롱 글 올라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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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뉴스1]

경찰이 홍익대학교 회화과 수업에서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이 유출된 사건을 수사 중인 가운데 이 사진이 최초로 유포됐던 남성혐오 사이트 ‘워마드’에 해당 남성 모델을 조롱하는 글이 또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오전 10시 53분 워마드 자유게시판에는 ‘홍대 남모델 누드 크로키’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 작성자는 남성 누드모델의 얼굴과 성기가 그려진 그림과 함께 “오랜만에 그림을 그려보니 재밌노”라며 모델을 조롱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여기에는 이에 동참하는 듯한 댓글이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상황에서 관련 글이 다시 올라오자 ‘도를 넘은 집단 성폭력’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홍익대 학생은 이날 한 매체에 “기존 사진이 지워지는 대신 그 사진을 그린 그림이 올라왔다”며 “여성 피해자만 피해자냐”고 말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전날 저녁 홍익대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위반 혐의로 유출자를 찾는 내사를 시작했다.

경찰과 이 대학 회화과 학생회에 따르면 이달 1일 워마드에는 누드 크로키 수업에서 학생이 직접 찍은 것으로 보이는 남성 누드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은 이튿날인 2일 페이스북 페이지 ‘홍익대 대나무숲’을 통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자 3일 오전 삭제됐다.

학교와 학생회는 당시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을 모아놓고 자백을 유도했지만, 사진 촬영 및 게시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학교 차원에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되자 뒤늦게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홍익대는 향후 누드 수업 관련 사전 교육을 강화하고, 이후 진행되는 모든 누드 수업에서 학생 휴대전화를 회수하기로 했다.

온라인에서는 이번 도촬 사건의 철저한 수사를 당부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홍익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사진 촬영 및 게시자를 색출을 요구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으며, 이날 오후 3시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번 사안의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글이 42건 올라왔다.

피해 누드모델 남성이 소속된 에이전시도 자료수집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에이전시는 이날 “수업 중 쉬는 시간에 일어난 일이었고, 가해자가 학생이라고 단정 짓고 있지는 않다”며 “가해자가 누군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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