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전돌입 미대통령선거|듀카키스 잭슨 갈등씻고 악수|"백악관 탈환위해 합심" |정강정책 놓고 한차례 결전 남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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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민주당의 마지막 두대통령후보경쟁자인 「마이클·듀카키스」매사추세츠주지사와 흑인민권운동가「제시·잭슨」목사는 l8일 지명전당대회에서의 격돌을 막바지 대화로 누그러뜨리는 정치인의 능력을 미국민들에게 과시했다.
민주당대통령후보지명이 내정돼있는 「듀카키스」주지사는 지난주 예비선거의 준우승자 「잭슨」을 제치고 「로이드·벤슨」상원재무위원장을 러닝 메이트로 결정, 「잭슨」진영을 격분시켰으며 대회기간중 예상되는 이들의 실력과시로 「듀카키스」측이 긴장해왔던 터였다.
대회개막을 몇시간 앞둔 18일오전 「듀카키스」숙소에서 2시간동안 회동하고 기자들앞에 나타난 두후보는 금년가을백악관을 공화당으로부터 탈환하기위해 공동투쟁을 벌이겠다고 웃는낯으로 다짐했다.
특히 「잭슨」은 『우리는「벤슨」에 맞서 부통령지명 경쟁을 벌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듀카키스」는 「잭슨」을 가리키며 금년 대통령선거의승리를 향한 『우리 팀의 중요한 멤버가 될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부통령후보결정을 둘러싼 두사람간의 갈등과 잡음은 이것으로 최소한 공식적으로 청산된 것이다.
이와관련해 「듀카키스」는 두사람간의 대화에서는 흥정이나 이면계약이 없었다고 밝혀 깨끗한 대화였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잭슨」은 부통령문제에 관해 분명한 매듭을 짓고 넘어가면서도 최후까지 대통령후보경쟁을 포기하지 않겠다고해온 다짐을 되풀이하며 『내이름이 수요일밤 대통령후보 지명전에는 등재될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물론 나는「기적」을 희망하고 있지만 만약 기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다음 단계의 선거운동으로 옮아갈뿐』이라고 최선의 선전과 그결과에 대한 승복과 단결을 약속하는 정치의 룰을 다짐했다.
지명문제와는 별도로 두사람은 먼저 정강정책을 둘러싼 결전을 또한차례 앞두고 있다.
미국남부 조지아주의 수도 아틀랜타시는 남북전쟁의 격전지로 『바람과함께 사라지다』의 무대였으며 「마틴·루터·킹」목사가 벌였던 60년대 흑인 민권운동의 진원지다.
이유서깊은 도시에서 대통령후보지명전당대회라는 지극히 미국적인 정치서커스가 열림으로써 또다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있다.
미국민들은 18일부터 매일저녁 2시간씩 3대 상업텔리비전이 방영하는 현장중계등 1백25개 매체가 쏟아놓는 보도홍수속에 민주당 대통령후보 결정과정을 지켜보고있다.
분위기는 대회의 막이 오르기전부터 고조되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대의원·취재기자·외국의 참관초청인사등을 위해 예약한 시내 1만8천9백개의 방은 토요일과 일요일도 이미 만원이며 인근 주택가도 주부 3천달러의 임대료로 내방객에게 제공되는 형편이다.
대의원도 4천여명이나돼 대규모지만 국내의 취재진만도 1만7천명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보도진을 수용하는 조지아세계공회당은 면적이 9천8백평으로 하도 넓어서내부 복도에 민주당출신대통령이름을 따서 이름을 붙이고도 모자라 주최측 홍보담당간부의 이름까지 동원할 정도다.
미국의 전당대회는 흔히 살벌해지기 쉬운, 정치집회라기 보다는 차라리 축제의 분위기다. 16일 세계공회당에서 취재진을 위한 파티가 벌어진것을 비롯, 시내 도처에서 대의원들끼리 대소연으로 홍청거렸다.
파티의 절정은 대회의꽃이라 할수 있는 후보당선후 열리는 승리파티가 될것임은 물론이다. 대회주최측은 대회장입장명 전원에게 3잔이상씩 돌아갈수 있는 샴페인을 비롯해 3만2천여 디저트등을 마련해놓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민주당후보로 「듀카키스」매사추세츠주지사가 사실상 결정돼 있어 굳이 전당대회를 지켜보지 않아도 될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대회 분위기를 흥분으로 몰아가고 있는 자세들이 기이하기까지하다.
그러나 당사자들의 설명은 다르다. 전당대회는 항상 예측하지 못했던 사태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어떤 결말이 났더라도 대회가 개막돼 주별로 후보자에 대한 투표가 시작되면 대회가 끝날때까지 모든 대의원들은 긴장하게 마련이고 늘 긴장거리가 발생해 왔다는 것이다.
「듀카키스」도 후보로 당선되는데 필요한 대의원2천81명을 지난6월 예비선거과정에서 돌파했을때 특유의 냉철하고 낭랑한 목소리로 『모든게 끝날때까지 선거는 끝나지않았다』고 말했었다. 【미 아틀랜타시=한남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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