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공비리」 단죄의 저울대|전씨 발뺌…검찰선 공소자신|구속만기일 촉박…초고속 진항에상|18일 열리는 「새마을 부정」 첫 공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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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전경환피고인등 새마을운동중앙본부 비리사건 관련피고인 14명 (법인1개 포함) 에 대한 첫공판이 전피고인의 구속1백10일, 기소 93일만인 18일오후2시 서울형사지법합의14부 (재판장 박영무부장판사) 심리로 대법정에서 열린다. 이 사건은 제5공화국비리에 대한 첫번째 단죄 케이스여서 재판과정이나 결과는 다른 권력형 범죄처리에 대한 저울대가 될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전피고인은 검찰 수사단계에서부터 공금횡령에 대한 범의 (범의) 와 이권개입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있어 검찰과 변호인간의 치열한 법정 공방전이 벌어질 전망. 예상되는 쟁점과 법원·검찰의 공판대책, 피고인들의 근황을 알아본다.
◇쟁점=전피고인은 새마을공금 73억6천만원의 횡령부분에대해 일정기간 이를 다른 용도로 사용한것에 불과해 불법령득의 의사가 없었으므로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으로 공금을 횡령했다하더라도 이의 대부분을 새마을사업의 일환으로 볼수 있는 화훼 전문상가 조성을 위해 인창상가 매입자금으로 사용했고 대부분 변제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범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전피고인은 지난해 4월 인창상가 인수당시 인수자가 자신의 명의가 아닌 꽃중개상인 금호진씨형제였고 대리인인 정정대씨 (여) 가 새마을운동중앙본부 간부였다는 점을 들어 이를 입증하려 하고 있다.
전피고인은 이와함께 하이야트호텔 경영권분쟁 해결명목으로 2억원을 받는등 이권개입과 관련, 모두 4억1천7백만원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부인하고 있다.
코스모스전자 정규성회장으로부터 받은 2억원은 호텔경영권분쟁 해결명목이 아니라 새마을사업에 대한 격려금이었으며 인천 길병원 이사장 이길녀씨로부터 받은 1천7백만원 역시 인하대병원신설 허가저지목적이 아니라 미국출장때 여비명목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전피고인의 횡령부분은 관련장부가 압수돼 있고 수표추적등을 통해 물증이확보돼 있기때문에 공소유지에 별어려움이 없을것으로 보고있다.
나머지 새마을본부 간부들은 자신들이 상사의 지시에 따른것일뿐 적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전피고인과의 공범관계를 부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판대책=검찰은 주임검사인 대검 중앙수사부3과장 이명재부장검사를 팀장으로 수사에 참여했던 서울지검 특수부검사 7명등 모두 8명이 공판에 간여한다.
검찰은 27개항에 이르는 14명 피고인들의 범죄사실마다 별도의 신문사항을 준비했으며 법정에선 죄명별로 수사담당검사가 각각 신문을 벌일 예정이다.
검찰은 공판진행과는 별도로 운동권 학생등이 법정에 몰려올 것에 대비, 관할 경찰을 통해 법정주변과 법원외곽등 2중 경비망을 펼 계획이다.
법원은 방청권발부등 방청제한 계획은 없으나 첫공판 진행상황을 보아 부득이한 경우에만 방청권을 발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곧 있을 법관후속인사때문에 것 재판이후 재판부가 바뀔 가능성이 커 이 사건은 구속만기일 (9월28일) 때문에 최소한 1주일에 한두번씩 공판이 서둘러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들 근황=전피고인등 구속기소된 12명은 모두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으며 전피고인만이 독방생활을 하고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사식을 차입시키지 않고 있으나 모두가 건강한 편이며 독서등으로 소일하고 있다.
전피고인은 부인 손춘지씨를통해 바깥소식도 듣고 있으며 종교서적등을 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 선임을 계속 미루어온 전피고인은 첫공판을 3일앞둔 15일 대법원판사를 지낸 전상석변호사와 함께 오욱환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 법원에 선임계를 제출했다.
문청·선주윤·유시정피고인은 보석을 신청해놓고 있으며 문피고인은 최근 선처를 바라는탄원서를 재판부에 냈다.

<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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