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BSA)이 창설 108년 만에 처음으로 단체 이름에서 '보이(boy)'를 빼기로 했다고 CNN과 AP통신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SA는 내년 2월부터 11∼17세 10대 대원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카우트 프로그램을 '스카우트 BSA'로 바꾸기로 했다.
보이스카우트연맹의 마이크 서보 회장은 명칭 변경에 대해 "'보이'란 단어를 없애는 건 성별을 지칭하지 않고도 누구나 스카우트 대원임을 쉽게 인지하도록 하자는 취지"라며 "젊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우리가 여기 있다'는 말을 전해줄 적절한 방법을 찾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BSA가 1910년 설립된 이래 108년만에 보이(boy) 명칭이 빠지게 된다.
보이스카우트는 지난해 10월 산하 핵심 조직으로 저연령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컵스카우트에 여자 어린이를 받아들이기로 문호를 개방한 바 있다. 이번에는 스카우트 명칭 자체에 성별 표시를 없애기로 한 것이다. 보이스카우트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여자 어린이 모집을 천명한 이후 여자 어린이 대원이 약 3000명 합류했다.
보이스카우트가 여성 어린이 회원 모집을 하는 것에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7세부터 21세까지 광범위한 조직을 두고 있는 보이스카우트의 미국 내 회원은 230만 명이다. 하지만 절정기의 400만 구성원에 비하면 최근 회원 수가 거의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이 같은 보이스카우트연맹의 여성 어린이 모집 방침에 걸스카우트연맹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캐시 해넌 걸스카우트연맹은 "스카우트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90% 이상의 남자 어린이에게 집중하라고 보이스카우트연맹에 공식 건의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