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막내린 대란 국민당대회 결산|원노퇴조 대만파 부상|대중공정책 변화 뚜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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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7일 대북에서 개막된 국민당 제13차전당대회는 권력재분배를 위한 기반조성과 민간부문에서 대륙과의 교류를 대폭 확대하는 신대륙정책등을 통과시키고 13일 폐막됐다.
권력구조의 재편은 14일개최되는 제13기 1차중앙위원회전체회의 (13기1중전회) 에서 선출될 국민당 핵심기구인 중앙상임위원 31명의 얼굴을 지켜봐야겠지만 12일 선출된 중앙위원1백80명의 성격은 몇가지점에서 명백한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새 중앙위원회는 세대교체 (연경화), 대만화 (본지화) 를 분명히 시사하는 가운데 지방고장파의 등장도 주목되고 있다.
새 중앙위원들의 평균연령이 59세로 7년전의 12전대회때보다 11세가 젊어진데다 대만출신인사가 40%남짓 되고있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대내 민주, 대외 개방이라는 조류를 가속화하는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득표서열 20번째안에 대만출신인사인 임양항사법부장 (4위) , 오백웅내정부장(5위) , 사동민 전부총통, 진수산경비총사령관, 인창환모만생주석등이 들어가 있는것도 이같은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이에반해 보수파의 주자격이던 현 행정원장 (국무총리격) 유국화는 이등휘총통이 제청한 중앙위원명단에는 3위로 돼있으나 선거결과 35위로 밀려남으로써 유국화내각의 개편이 예상되고 있다.
유씨와 함께 당원로파인 심창환·예문아등도 득표서열에서 뒤로 밀린 것도 주목할만한 일이다.
이러한 당원로를 중심으로한 보수파들의 퇴조와 대만출신 인사및 중앙위선출당시 득표3위를 기록한 송초유 (46) 국민당사무차장, 18위를 기록한 마영구(38) 당사무차장등 소장파의 두각은 개혁추진의 중심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해서 보수파가 패배했다거나 붕괴됐다고 봐서는 안된다.
참모총장 형백촌과 국방부장 정위원등이 서열 20위안에 포진하고 있는데다 보수의 성격이 짙은 군·치안관계인사 18명이 여전히 중앙위에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중앙위선거에서 경선제를 도입했다고는 하지만 당주석을 기립방식으로 선출했으며 국민당의 성격을 여전히 「혁명정당」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도 그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현단계에 있어서의 대륙정책」은 비록 국내외의 기대에는 못미쳤지만 국민당의 성격으로 봐서는 개방적추세를 명백히 한 것으로 평가해야 한다.
비록 당과 정부차원에서는 중국공산당을 적으로 간주하고 불접촉·불담판·불타협이라는 3불정책을 고수한다고 했지만 민간부문에서는 중국본토와의 교류를 대폭 개방했으며 이런추세는 민간부문의 전면개방을 향한 시사적 의미를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당은 이런 민간부문의 교류를 「정치반공」(정치공세) 이라고 하지만 이는 국내외 여론의 압력을 수용한 하나의 추세인 것이다.

<홍콩=박병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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