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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보던 문제인데”…공기업 채용 필기 시험장서 벌어진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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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KDN 청사(왼쪽) 오른쪽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는 이미지 사진 [한전 KDN, 중앙포토]

한전 KDN 청사(왼쪽) 오른쪽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는 이미지 사진 [한전 KDN, 중앙포토]

한전 KDN 상반기 일반직 채용형 인턴 필기시험에서 일부 응시자에게 시험지가 잘못 배포되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8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치러진 한전 KDN 상반기 일반직 채용형 인턴 필기시험에서 몇몇 사무직 응시자들은 황당한 일을 겪었다.

1교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직업기초능력검사에서 받은 문제가 공부했던 내용과 달랐기 때문이다.

응시자들에 따르면 시험지가 잘못됐다고 느낀 응시자들이 감독관에게 문제를 제기했지만, 감독관은 "시험지가 맞다"며 시험을 계속 진행했다.

하지만 이날 일부 사무직 응시자들이 받은 문제는 사무직 UA-A형 문제가 아닌 기술직 시험지인 UB-A형이었다.

감독관은 시험지가 잘못 배포됐다는 것을 NCS 및 인성 검사 시험이 모두 끝난 뒤에야 말했다.

뒤늦게 문제를 파악한 감독관은 사무직 시험지를 재배포하며 "새로 받은 문제를 풀기 위한 시간을 더 주겠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치러진 한전 KDN 상반기 일반직 채용형 인턴 필기시험에서 시험지를 잘못 받는 일을 겪었다는 응시자가 쓴 글[온라인 카페 캡처]

지난 28일 치러진 한전 KDN 상반기 일반직 채용형 인턴 필기시험에서 시험지를 잘못 받는 일을 겪었다는 응시자가 쓴 글[온라인 카페 캡처]

이날 사무직과 기술직 응시자들은 각각 50문제를 60분 동안 치렀다.

이 가운데 30문제는 사무직·기술직 공통이고, 20문제가 달랐다.

감독관은 일부 사무직 응시자들이 뒤늦게 받은 20문제를 풀도록 시간을 더 주겠다고 했던 것이다.

관련 사건을 온라인 카페에 공개한 한 응시자는 "감독관이 시험 시간을 더 준다 제안했지만, 오후에 (또 다른) 시험있는 분들이 있다해서 나중에 개별 공지 해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응시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이 사건을 전하며 시험 감독 관리의 허술함을 지적하는 동시에 재시험 및 보상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항의했다.

한 응시자는 "상당수가 시험지를 잘못받아 시험장 내부가 웅성거렸지만, 감독관이 맞다고 해 그대로 시험을 치렀다"며 "시험을 치르고 나서 시험지가 잘못됐다고 인정할 때 정말 화가 났다"고 밝혔다.

이에 한전 KDN관계자는 뉴스1과의 인터뷰를 통해 "시험지가 잘못 배분된게 맞다"며 "채용비리 논란 등을 없애기 위해 한국행동과학연구소에 감독을 위탁해 진행했는데, 이같은 상황이 발생했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수요일에 응시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인사위원회를 거치고, 이번주 말 정도 응시자들에게 고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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