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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文대통령 팬덤 불안, 태극기부대처럼 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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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문재인 대통령의 “팬덤이 불안하다며 결국 태극기 부대랑 똑같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진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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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교수는 30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문재인 정부 1년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아주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그런데 청와대와 문 대통령의 단독 드리블 같은 게 있고, 내각제도를 잘 못 받쳐주는 측면은 있다. 교육부, 여가부, 식약청, 외교부도 그렇고 썩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 같지 않다. 내각 전체의 팀워크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데 이낙연 총리가 그걸 잘 잡아주는 역할을 해서 티가 덜 나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팬덤은 조심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해서 죽었다고 생각해서 문 대통령을 무조건 지켜줘야 한다는 판타지가 있는 것 같다”라며 “이게 강해지면 건전한 비판까지 못 하게 되는 거다. 정부가 잘 못 가고 있으면 궤도 수정을 해줘야 하는데 팬덤이 강해지면 이게 어렵다. 그렇다면 결국 태극기 부대랑 똑같아진다. 지금부터 걱정하기는 이르지만 팬덤만 보면 불안한 측면이 있다”라고 봤다.

남북정상회담과 통일에 대해서 그는 “(통일은) 멀었다고 생각한다. 통일보다 준비 안 된 분단의 적대적 성격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의 문제는 남북이 통일하려고 하니 문제다. 아예 다른 나라면 문제가 없다. 남한은 헌법에서 북한까지 영토로 규정하니 미수복지대가 되고, 북한도 노동당 규약에 남한까지 영토로 들어가 있다. 서로 차지하려다 보니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통일에 대한 문제를 접어두고 동질성부터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한 격차도 줄이고, 연방으로 가도 된다. 1체제2국가로 가도 되고. 무엇보다 우리 세대까지만 해도 부모님들이 통일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걸 듣고 자랐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관심이 없다”고 주장했다.

6·1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선 “민주당이 압승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진 교수는 “드루킹 사건은 변수가 못 된다. 민주당이 조직한 게 아니라 브로커에게 김경수가 코가 꿰인 게 본질이다”라며 “야당과 보수 언론은 여기에 뭐가 있는 것처럼 인플레이션을 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국민 절반 이상이 특검 반대한다고 한다. 그럴 사안은 아니라는 인식이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 논란 사태에 대해선 “그 사람들은 약간 가족이 정상이 아닌 것 같다”며 “조현민 등 하는 짓을 보면 짐승들이다. 자기가 자기 분을 못 이겨 뭐가 내려온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분노의 여신 베르세르크 같은 게 말이다. 노르웨이의 바이킹족이 갑자기 미쳐서 날뛰게 되는 거 말이다. 가족력이더라. 어머니를 비롯해 딸, 아버지 다 똑같더라. 사회적인 문제도 있지만 유전적인 문제도 있는 것 같다. 일반적인 갑질은 아니다. 사회적으로 격리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할 정도로 위험해 보인다”고 밝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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