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역배우 자매' 피고소인들, 어머니 상대로 억대 소송 제기

중앙일보

입력

자매의 사건을 집중 취재해 보도한 JTBC '탐사코드J'(왼쪽)과 단역배우 사망 사건 재조사 1인 시위 [연합뉴스]

자매의 사건을 집중 취재해 보도한 JTBC '탐사코드J'(왼쪽)과 단역배우 사망 사건 재조사 1인 시위 [연합뉴스]

'단역배우 자매 사망사건'의 가해 의혹을 받는 보조출연자 관리업체 직원들이 자매 어머니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26일 서울남부지법과 두 자매의 어머니 A씨에 따르면, 보조출연자 관리업체에서 일하던 B씨 등 3명은 A씨와 전국보조출연자 노동조합 위원장 C씨를 상대로 1억5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B씨 등 3명은 A씨의 큰딸을 성폭행한 가해자로 지목된 12명에 속해 있다.

이들은 두 자매 사건과 관련해 검찰로부터 불기소 처분과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음에도 A씨가 방송사에 자신들을 해고하라는 공문을 보내 보조출연업계에서 퇴출당하고 명예가 실추됐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A씨에 따르면 이들은 앞서 A씨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민사소송에서도 성폭력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 바 있다. 또 A씨는 1인 시위로 인해 받은 명예훼손 재판에서 이미 무죄를 선고받았다고 주장했다.

서울남부지법에 따르면 조정 신청은 지난 19일에 이뤄졌지만, 조정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다.

5월 말에서 6월 초로 예정된 조정이 무산되면 재판으로 넘어간다.

한편 A씨의 큰딸은 지난 2004년 드라마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조출연자 관리자 등 12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큰딸은 수사과정에서 오히려 경찰에게 2차 피해를 입었고,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계속된 협박을 받았다.

심적 고통을 느낀 큰딸은 결국 2006년 고소를 취하했고, 2009년 8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후 큰딸이 숨지고 6일 만에 작은 딸도 언니를 따라 세상을 등졌다.

두 자매 사건은 이후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고, 사건 재조사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이어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경찰청은 지난 3월 29일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