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빚 모두 4조6천억원 87년말|전년보다 4천억늘어 1가구 평균 2백39만원꼴|농촌경제연, 17%는 빚갚기위해 끌어쓴 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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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해의 두차례에 걸친 정부의 농촌부채경감대책에도 불구하고 87년말 농가보유 부채규모는 4조6천억원으로 전년보다 4천억원이 늘어났으며 전체농가의 다섯가구중 네가구는 빚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농가 가구당 평균부채액 2백39만원중 빚을 갚기 위해 새로 끌어쓴 빚이 평균부채액의 17.3%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농촌경제연구원이 9일 서울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열린 경제구조조정자문회의에 내놓은 「농가부채의 실태와대책」발표자료에 따르면 전체농가 (1백87만1천호)중 빚없는 농가는 20.8%뿐으로 나마지 72.2%가 빚을 지고 있으며 부채가 5백만원을 넘는 농가만도 25만5천호(13.6%) 에 달했다.
부채발생요인을 보면 영농자재구입등 생산활동을 위한 부채가 61%, 소비성부채가 22%, 그리고 빚을 갚기 위해 빚을 얻은것이 17.3%로 평균 41만2천원씩 각 농가가 채무상환을 위해 새로 빚을 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86년의 채무상환용부채 29만8천원에 비해 11만4천원이 늘어난 것으로 부채상환이 농가의 큰 부담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것이다.
그나마 전체농가의 36.1%인 69만5천호는 유동·유통자산에 비해 부채비율이 1백%를 넘어 빚을 갚기 위해서는 집이나 가축등 고정자산을 팔아야 하는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지난해 정부가 농가고리사채를 싼 이자의 제도금융으로 바꿔줘 농가전체의 사채는 86년말 1조2천2백36억원에서 작년말에는 9천6백17억원 (농가부채중 사채비율 86년 29.3%→87년 21.5%)으로 줄었으나 아직도 사채를 진농가가 47.6%로 절반에 가깝고 1백만원이상 사채를 가진 농가도 30만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종혁농촌경제연구원 농업금융실장은 이날 발표를 통해 이같은 실정을 감안할때 지금같은 정부의 농촌부채경감대책은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농촌소득증대정책과 함께 농기계구입자금등 농촌의 중장기정책자금공급을 늘리고 금리도 현행 연8%에서 5∼6%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농민들이 이자가 비싼 사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농협상호금융자금의 신용한도 (현행5백만원)를늘리고 농·어업자의 신용보증기금도 확대해 담보가 부족한 농민들이 상호금융을 쉽게 얻어쓸수 있도록 하고 ▲영세농가 (경지면적 1ha미만) 가 부채를 해결하려면 농산물가격인상등 농업소득증대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교육·의료비보조등 사회복지지원을 늘려 빚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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