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요양원서 대낮 인질극…60대 男, ‘흉기 난동’

중앙일보

입력

노숙인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인질극을 벌인 신모(62)씨가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요양원에서 검거돼 이송되고 있다. [뉴스1]

노숙인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인질극을 벌인 신모(62)씨가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요양원에서 검거돼 이송되고 있다. [뉴스1]

서울 마포구의 한 요양원 사무실에 60대 남성이 흉기를 들고 침입해 경찰과 대치를 벌이다 2시간 50분 만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16일 요양원에 침입해 흉기를 휘두른 신모(62)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신씨에 대해 피의자조사 후 감금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마포구의 한 건물 7층 요양원 사무실에 떡과 자필로 쓴 유인물을 들고 침입했다. 신씨는 사무실에 있던 사회복지사 2명에게 “떡을 먹으며 유인물을 봐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들이 나가달라고 요청하자 “죽여버리겠다”고 중얼거렸다.

사회복지사들은 신씨가 신문지에 싼 물건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내부 사무실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마포경찰서 형사팀, 서울경찰청 위기협상팀이 3시간가량 신씨에게 자진해산을 설득했지만 해산하지 않자 경찰특공대가 진입해 오후 1시 10분쯤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신씨는 길이 30㎝가량의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요양원 측에 따르면 6층에 있던 요양원 환자들과 요양보호사 등 10여명도 문을 잠그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피해를 보지 않았다.

경찰은 신씨가 현재 일정한 직업 없이 서울의 한 임대아파트에 홀로 거주하고 있으며, 5년 전 이 건물 고시원에 살던 당시 유사한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다고 밝혔다. 신씨는 당시에도  “성실한 근로자가 퇴사하면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쉼터 생활자 지원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된 신씨는 경찰서로 압송되면서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 “국민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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