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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네이버 댓글이 여론을 좌우하고 ‘온라인 여론점유율=대통령지지율’이다"

중앙일보

입력

‘민주당원 댓글조작사건’으로 구속된 ‘드루킹’ 김모(48)씨가 정부에 비판적인 댓글에 추천 수를 조작하던 동안 페이스북에 “네이버 기사 댓글이 여론을 좌우하고 ‘온라인 여론점유율 = 대통령지지율’이다”는 글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의 페이스북에는 평소 그가 온라인 기사의 댓글에 집착을 보인 것으로 추정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드루킹' 김모씨의 페이스북 글. [페이스북 캡처]

'드루킹' 김모씨의 페이스북 글. [페이스북 캡처]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김씨 등 3명은 올해 1월 17일 밤부터 18일 새벽까지 4시간 동안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네이버 기사에 달린 정부 비판 댓글에 ‘공감’ 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결정에 관한 기사다. 이들은 이 기사의 댓글 중 ‘문체부 청와대 여당 다 실수하는 거다. 국민 뿔났다’ ‘땀 흘린 선수들이 무슨 죄’ 등 2개에 614개의 ‘공감’을 누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이 조작이 이루어지던 시각인 1월 18일 새벽 0시30분쯤 “온라인 여론점유율 = 대통령지지율이다. 이말을 여러 차례 이야기해도 정치인은 알아듣지를 못하더라”라며 “네이버 기사 댓글이 여론을 좌우하고 ‘온라인 여론점유율=대통령지지율’이다. 그러니 지금의 네이버를 봐라. 온라인에서 문재인 지지자들이 밀리고 있으니 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고, 결국 대통령 지지율에 반영되는 것이다. 이 구조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글을 올렸다.

'드루킹' 김모씨의 페이스북 글. [페이스북 캡처]

'드루킹' 김모씨의 페이스북 글. [페이스북 캡처]

김씨는 며칠 후인 1월 26일에는 “그동안 그렇게 하라고 해도 안 하더니 네이버에서 드디어 계정접속 관리하고 기사 웹페이지 손봤네요. 기존의 소위 매크로 같은 것은 이틀 전부터 막혀서 안 될 겁니다. 그래도 진짜 문제는 추미애 당 대표자가 이끄는 더불어민주당의 대응능력이 떨어진다는 거죠. (중략) 게다가 지지자들은 열심히 댓글 방어하고 있는데 추 대표는 휴가 가셨다죠? 더민주의 앞날이 암울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외에도 김씨의 페이스북에는 평소 그가 인터넷 기사 댓글에 대해 집착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글이 여럿 올라와 있다. 2월 21일에는 “요즘 네이버 엉망진창인데, 자 이제 기지개 좀 켜지고 네이버 청소하러 가볼까? 자한당하고 일베충들은 긴장 좀 타야지? 달빛기사단 작업 대장에게-엔젤이 돌아왔다”는 글을 올렸다.

'드루킹' 김모씨의 페이스북 글. [페이스북 캡처]

'드루킹' 김모씨의 페이스북 글. [페이스북 캡처]

지난해 12월 20일에는 “자유 한국당의 댓글 부대 3000명이 맹활약하고 있다. 이미 어제부터 네이버의 메인기사 한두개씩을 이들이 점령하기 시작했다. (중략) 문 대통령 관련 기사에 악플을 달고 순식간에 7000~8000개의 추천을 찍는 화력이다. 문꿀오소리나 달빛기사단은 기껏해야 그 반의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화력이다. 지금까지 문재인 지지자들은 자신들이 온라인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고 자만, 오만에 빠져있었다”는 글을, 지난해 10월 11일에는 “온라인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방선거도, 총선도 다음 대선도 온라인에서의 승패가 결과를 좌우할 것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송우영 기자 song.wo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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