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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경찰ㆍ공무원이 중증 치매 앓는 저소득 노인 후견 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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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퇴직 노인이 저소득 치매 노인의 후견인 역할을 맡는 방안이 추진된다. [중앙포토]

전문직 퇴직 노인이 저소득 치매 노인의 후견인 역할을 맡는 방안이 추진된다. [중앙포토]

앞으로 전문직에서 퇴직한 노인이 치매를 앓고 있는 저소득층 노인의 후견인 역할을 맡는 방안이 추진된다. 보건복지부는 13일 제1차 국가치매관리위원회(위원장 권덕철 복지부 차관)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치매국가책임제' 일환으로 9월 시행 #공공 후견 서비스 대상, 전국 4400명 #전문직 퇴직 노인이 후견하도록 추진 #올 하반기 시범사업 거쳐 전국 확대

치매 노인 공공후견제도는 정부가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치매국가책임제’의 일환이다. 정신적 제약으로 의사 결정이 어렵고 금융 사기 등 범죄에 취약한 치매 노인의 결정권을 보호한다는 취지다. 지난해 개정된 치매관리법에 따라 모든 지자체는 오는 9월부터 치매 노인 공공후견제를 실시해야 한다. 중증 치매를 앓으면서 보호자가 없이 혼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 등에게 공공 후견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상자는 전국 4400명 정도로 추정된다.

먼저 각 지자체에 있는 독거노인 종합지원센터와 치매안심센터가 함께 대상자들을 찾게 된다. 찾아가는 치매 서비스와 검진, 독거노인 안부 확인 등을 활용한다. 여기서 확인된 저소득 치매 노인의 재산관리를 돕고 수술 등 중요한 의료행위를 동의하는 등의 후견인은 전문직에서 퇴직한 노인을 활용한다.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 케어’ 형식이다. 조충현 복지부 치매정책과장은 "경찰ㆍ공무원 퇴직자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생활이 상대적으로 안정되면서 사회 참여 욕구가 있는 분들을 후견인으로 우선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후견인을 모집하고 교육하는 일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한국후견협회의 도움을 받아 실시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치매ㆍ독거노인에 대한 지원과 노인 일자리 창출이라는 효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 산하 중앙치매센터는 이 사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자체가 법원에 후견 심판을 청구할 때 심판청구서 작성을 돕고, 후견인에게 법률 자문을 해주게 된다. 각 지자체는 사업 시행 주체로서 이러한 절차를 총괄 관리한다.

이번 방안은 올 하반기 30여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시범 사업이 진행된다. 올해 예산에 치매 노인 공공후견제 사업이 반영되지 않아 기존 노인일자리 사업 예산 등을 활용한다. 이후 평가를 거쳐 내년 초부터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권덕철 복지부 차관은 "발달장애인ㆍ정신질환자에 대한 공공 후견 제도는 이미 시행되고 있고 치매 노인에 대한 공공 후견 제도만 남았다. 위원회에서 논의한 방안을 앞으로 보다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조충현 과장은 "지자체를 위한 하나의 공공 후견 모델을 만드는 작업이다. 실행 가능한 모델을 만들고 지자체가 따라올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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