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본격적인 3파전으로 진입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2일 “서울의 10년 혁명을 완성하겠다”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다. 서울시장 3선 도전은 1995년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출마를 선언하면서 앞서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 박영선·우상호 의원과의 치열한 당내 경쟁을 예고했다.
박 시장은 “지난 6년은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한 대전환이었다”고 자신의 시정을 평가했다. 친환경 무상급식·시립대 반값등록금 등 서울시 정책을 언급하며 “도시의 주인이 사람으로 바뀌는 시간들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서울의 정책이 대한민국의 표준으로 연결되고, 새 정부의 모델이 되고 있다”면서 “6년 후 이제 새로운 시간이 왔다. 문재인 정부와 함께 사람이 행복한 서울, 그 10년 혁명을 완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영선·우상호 의원은 이날 박 시장에게 견제구를 던졌다. 박 시장이 지난해 ‘친문’과 각을 세우며 문재인 대통령을 기득권 세력으로 비판하는 등 ‘당심’이 약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두 후보는 ‘누가 나와도 민주당이 이긴다’는 여론 조사 등을 내세우며 ‘새 인물론’을 펴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2011년 당시 박 시장은 당의 입당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두 번째 시장 선거 때도 당은 가까이 오지 못하게 했다”며 “이번엔 당사에서 출마선언을 하신다니 당원 입장에서 씁쓸하긴 하지만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세먼지 문제는 시장의 의지”라며 “지난 7년간 미세먼지에 대한 박 시장의 의지를 읽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도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정책발표 기자회견을 한 뒤 “박 시장은 본인이 권리당원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없는 것을 안다. 선거 막바지에야 당사에 방문한다고 당원들의 마음이 돌아설까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시장은 단순 지지도에서 40% 중후반대 이상을 보여준 적이 한 번도 없다”며 “당원 내에서 의외로 박 시장이 (지지도가) 높지 않다”고도 했다.
박 시장은 이날 야권의 도전자들인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과 자유한국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견제했다.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자신에게 후보를 양보한 안철수 위원장에 대해 “2011년 그 행동에 대해서 늘 감사하다”라면서도 “그 이후 우리는 당의 소속도, 당적도, 그리고 가는 길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또 박 시장은 야권의 서울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비판에 대해 “(6년 전 이명박 전 대통령의)토목과는 본질이 다르다. 역사성을 회복하고 시민성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시장은 참여연대에서 함께 일했던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외유 및 정치자금 몰아주기 의혹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제가 오랫동안 보아온 김 원장은 금감원장으로서의 역량과 자질이 충분한 분”이라며 “지나친 정치공세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