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경제 용어] 주식배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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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요즘 삼성증권이 배당 실수 사고로 시끄럽습니다. 한 직원이 우리사주 조합원 2000여명에게 주당 ‘1000원’의 배당을 해야 하는 걸 ‘1000주’로 잘못 입력하면서 약 110조원에 달하는 주식이 삼성증권 직원들에게 배당된 겁니다. 존재하지 않는 주식을 배당받은 직원이 이를 시장에 내다 팔기까지 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커졌죠.

삼성증권 배당실수 사태로 주목 #셀트리온 등 50여곳 주식배당 #주가 높을 땐 주주에게도 좋아

이렇게 3~4월엔 신문기사에서 ‘배당’이라는 단어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배당은 회사를 믿고 투자해 준 주주에게 소유 지분에 따라 이익을 분배하는 걸 말합니다. 배당을 얼마나 받을지는 ‘배당률’이 말해줍니다. 국내에서 배당률은 대부분 실제 거래되는 주가가 아니라 주식을 찍을 때 가격인 액면가를 기준으로 합니다. 쉽게 설명해볼까요. 만약 A사가 액면가 100원인 주식을 배당률 25%로 현금배당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주주 B는 이 회사 주식 100주를 들고 있습니다. B는 100원×25%×100주=2500원을 배당받게 됩니다.

보통 배당이라고 하면 현금배당을 떠올리는데요. 주식으로 배당을 주기도 합니다. 이를 주식배당 또는 주권배당이라고 부릅니다. 배당금에 상응하는 만큼 그 회사 주식을 찍어내 배당하는 겁니다.

현금배당은 회사의 자금이 외부로 빠져나가지만, 주식배당은 현금은 그대로 회사에 보유하면서 주주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그래서 장부상 이익은 발생했지만, 신규 투자 등으로 손에 쥐고 있는 현금이 부족한 기업이 주식배당을 활용합니다. 국내에서 주식배당을 하는 상장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50여곳입니다. 점차 느는 추세입니다. 올해 코스닥에서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한 셀트리온이 대표적입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주식배당을 하고 있습니다. 주식배당은 액면가보다 거래가가 높을 때 주주에게 유리합니다. 대부분의 주식 가격이 발행 당시 액면가보다 높기 때문에 주주 입장에선 주가가 높은 수준일 때 현금배당보다 유리한 거죠. 삼성증권의 경우에는 의도치 않게 주식배당을 한 셈이 됐는데, 순간의 탐욕 때문에 제 몫이 아닌 주식을 배당받아 팔아치우려 했던 직원도 있었습니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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