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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에 1-4 대패해도 자리 지켰는데…日대표팀 할릴호지치 감독 전격 경질

중앙일보

입력

바히드 할릴호지치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일본언론들은 할릴호지지치 감독을 일본축구협회가 9일 전격 경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뉴스1]

바히드 할릴호지치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일본언론들은 할릴호지지치 감독을 일본축구협회가 9일 전격 경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뉴스1]

일본축구협회가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2개월여 앞두고 대표팀 감독을 전격 경질한다. 주인공은 바히드 할릴호지치(66·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감독이다.

닛칸스포츠와 스포치닛폰 등 현지 일본 스포츠신문 등은 9일 "일본축구협회가 오늘 이사회를 열어 할릴호지치 감독의 거취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한다"라며 "지난달 A매치에서 부진한 내용으로 월드컵 본선에 대한 불안감을 노출해서 새로운 사령탑 체제로 월드컵을 치르기로 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2015년 3월 일본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할릴호지치 감독은 지난해 8월 31일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호주전에서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따내는 등 선전했지만 이후 치러진 국제 대회와 평가전에서 성적이 나빠 결국 3년 만에 지휘봉을 반납하게 됐다.

일본축구협회는 지난해 8월 월드컵 최종예선 막판은 물론 지난해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3차전에서 한국에 1대4로 완패한 뒤 할릴호지치 감독의 해임 여부를 검토했으나 유임시킨 바 있다.

하지만 일본축구협회는 3월 벨기에 원정에서 말리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1무 1패에 그치고, 사령탑과 선수들 사이에 불화의 기미가 보이자 결국 '경질 카드'를 꺼냈다.

스포츠호치는 "벨기에 원정에서 선수들에게 숙소 밖 외출을 금지했지만, 외국인 스태프에 대해선 이런 조치가 지켜지지 않았다"라며 "일부 선수들이 '같은 팀에서 싸우는 느낌이 없다'라는 불만을 토로하는 등 대표팀에 일체감이 사라지면서 일본축구협회가 위기감을 느꼈다"고 경질 원인을 분석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의 후임으로는 니시노 아키라(63) 일본축구협회 기술위원장과 모리야스하지메(50) 일본 U-21 대표팀 감독 등이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

니시노 기술위원장은 가시와 레이솔과 감바 오사카 등에서 활약하면서 J1리그 역대 최다인 270승을 달성한 주인공으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을 28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로 이끌었다. 2016년 3월부터 일본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맡아왔다. 일본축구협회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나서는 U-21 대표팀의 모리야스 감독을 겸임시키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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