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효리네 민박 뜨니 와플기계 동났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오덴셔 얀테 육각 접시. [사진 CJ홈쇼핑]

오덴셔 얀테 육각 접시. [사진 CJ홈쇼핑]

지난달 23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2’. 배우 정유미가 외국 손님들에게 내기 위해 육각 접시(사진)에 호떡과 아이스크림을 얹고 있었다. 같은 시간 직장인 최영선(36) 씨도 이 육각 접시에 절편과 조청, 샐러드를 담아 시식하며 TV를 시청했다. 최 씨는 지난 1월 첫 방송 때부터 이 육각 접시를 줄곧 눈여겨보다 두 달 후 백화점서 구매했다. CJ오쇼핑의 PB 브랜드인 오덴세의 ‘얀테 육각 접시’다. CJ오쇼핑에 따르면 육각 접시는 윤식당2 방송 전보다 판매량이 약 70% 증가했다.

'윤식당' 호떡접시 판매도 70% 늘어 #“자연스러운 노출이 PPL보다 효과”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 선보인 주방·가전용품이 잇따라 대박이다. ‘윤식당2’를 비롯해 JTBC ‘효리네 민박2’등 최근 연예인의 소탈한 일상을 다룬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면서 화면에 등장하는 소품도 깜짝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업계는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제품 노출이 소비자의 구미를 당겼다고 평가했다. CJ오쇼핑 오덴세팀 심영철 부장은 “꾸미지 않은 일상이 리얼리티 예능의 장점인데, 여기에 등장하는 소품들도 자연스럽게 노출된 점이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PL(Product Placement, 제품을 영화·드라마에 소품으로 노출하는 간접광고) 상품이 아닌데도 주문이 폭주하는 경우도 있다. ‘효리네 민박2’의 ‘윤아 와플 기계’와 ‘물걸레 청소기’가 대표적이다. 지난 2월 4일 첫 방송에서 윤아가 들고 나온 쿠진아트의 ‘버티컬 와플 메이커’는 이튿날 오전까지 1만개가 넘게 팔렸다. 전해리 쿠진아트 마케팅팀 대리는 “방송 직후부터 주문이 쇄도해 12시간 만에 전국 재고가 동났고, 이후 예약 주문이 1만2000개 들어왔는데 제품 공급을 제때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경희생활과학의 아쿠아젯 물걸레 청소기도 매출이 껑충 뛰었다. 이미나 한경희생활과학 마케팅팀 과장은 “방송 나오기 전 1월 판매량이 2000여 개 정도였는데, 이후 2월에만 1만4000개가 팔렸다”며 “PPL을 하지 않았는데도 몇달 치 수량이 팔려 방송에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리얼리티 예능을 통한 제품 노출은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구매를 권유할 때 생기는 ‘인지적 거부’ 심리를 해제해 자연스러운 구매로 이어진다”며 “방송과 결합한 미디어커머스의 보다 고도화된 전략”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