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 이후 오히려 … "불확실성 해소"…건설·은행주 연일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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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3.30 부동산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건설.은행주가 연일 펄펄 날고 있다. 이번 대책으로 건설경기 둔화, 주택담보 대출 축소 등이 우려됐지만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되레 오름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건설업종 지수는 지난달 30일 이후 3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대림산업.풍림산업.두산산업개발 등은 이 기간 7% 넘게 상승했다. 규제 내용이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데다, '광역재개발 시범사업지구 지정' 등으로 주택 공급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교보증권 강종림 연구원은 "재건축이 어려워지면 리모델링으로 선회하면 되고, 해외사업 등으로 건설사의 수익구조도 다변화됐다"며 "재건축 수주를 많이 한 대형 건설사의 경우 다소 영향이 있겠지만 건설업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증권사들은 이번 대책이 되레 건설주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최근 판교 청약열기로 아파트 분양시장이 달아오른데다 현대건설.쌍용건설 등 대형 인수.합병(M&A) 호재가 남아 있어 건설업종이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조봉현 연구원은 "지난해 8.31대책 이후에도 건설업종의 상승률이 코스피 상승률을 약 2배 정도 웃도는 등 정책과는 무관하게 주가가 움직였다"며 "하반기부터 행정도시 및 기업도시 건설이 본격화돼 건설 업종의 실적 장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은행주도 정부가 3.30 부동산 대책과 함께 내놓은 주택담보 대출 규제안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3일 은행주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에 힘입어 국민은행이 장중 한 때 8만7900원까지 오르며 사상최고가를 고쳐쓰고, 기업은행.대구은행.부산은행 등이 무더기로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강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8.31 대책으로 이미 주택담보 대출의 실적 기여도가 정체된 상태라 이번 규제로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우리투자증권 조병문 연구원은 "6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담보대출규모는 2억4000만원 이상인데, 2억원 이상 주택 담보대출이 전체 은행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며 "주택담보 대출 규제로 은행 대출이 급속히 줄거나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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