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증시 슬슬 달아오른다 … 외국인 매수 탄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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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코스피 지수가 4월 첫 거래일인 3일 큰 폭으로 올라 두 달여 만에 1380선에 바짝 다가섰다. 코스닥 지수 역시 이날 동반 강세를 보이며 670선을 회복했다.

증권가에선 올 들어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던 증시가 부진을 털어내고 상승 궤도에 올랐다는 낙관론이 일고 있다. 실제로 증시는 지난달 23일 이후 8일 연속 오르며 상승 분위기를 다져왔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 폭(5.3%)은 그리 크지 않지만 연속 상승 일수로는 지난 2002년 1월 이후 최장이다. 연초 원화 강세로 시작된 실적 악화 우려감이 거의 가신데다 3월 수출 동향 등 각종 경제 지표도 생각보다 괜찮게 나오는 등 시장의 불안감도 걷히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모처럼 '쌍끌이 매수'에 나서고 있다. 국내 대부분 증권사는 물론 골드만 삭스.UBS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들까지 "한국 증시가 다시 대세 상승기에 들어설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외국인이 상승 물꼬 텄다=최근 국내 증시는 상승 랠리를 타고 있는 아시아 주요 증시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특히 올 초 정보기술(IT) 종목의 약세로 뒷걸음만 치다 최근 강세로 돌아선 대만 증시와 흡사하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연구위원은 "올 들어 남미와 동유럽 증시 쪽에 집중되던 국제 투자자금이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아시아 신흥시장 쪽으로 대거 방향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한 주(3월28~31일) 외국인은 올 들어 가장 많이 아시아 신흥 시장 주식을 사들였다. 한국.대만.인도 등 아시아 신흥시장에서만 8100억 원어치 넘게 사들였다. 국내 거래소 시장에서도 지난달 21일 이후 이틀만 빼고 연일 매수 우위다.

여기에 국내 기관투자자도 가세했다. 최근 7일 연속 9000억 원 이상 순매수에 나서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처럼 증시 안팎의 분위기가 되살아나자 일부 증권사는 이달안에 코스피 지수가 1420선까지 오를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다.

한화증권 윤지호 연구위원은 "연초 환율 급락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등 잇단 악재로 추락했던 삼성전자 등 IT종목이 바닥권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IT와 금융주를 중심으로 다시 매수세가 살아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시 기초체력 회복이 관건=그러나 추가 상승을 위해선 증시의 기초체력인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같이 살아나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거래소 시장은 그간 지루한 조정을 거치며 일일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각각 3억주, 3조원대까지 쪼그라든 상태다.

여기에 지수가 오랜만에 오르면서 매도 타이밍만을 노리고 있는 '잠재 매물'도 변수다. 증권가에선 코스피 지수가 1380선대에 이르면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일부 증권 전문가들은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나 미국과 이란간 갈등 등 해외 악재 돌출 가능성을 경계했다.

삼성증권 홍기석 증권조사파트장은 "최근 긴장이 크게 고조되고 있는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이 군사력 충돌로 이어질 경우 세계 주요 증시와 금융시장이 한동안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표재용 기자

*** 바로잡습니다

4월 4일자 E6면 '4월 증시 슬슬 달아오른다' 기사에서 '증시 기초체력인 거래대금과 거래대금'은 '거래량과 거래대금'의 잘못이므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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