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간 가수들, 북측 환대에 “고향 온 것 같네요”

중앙일보

입력

31일 오전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팀이 평양 순안 공항에 도착해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31일 오전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팀이 평양 순안 공항에 도착해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에서 두 차례 공연할 남측 예술단과 태권도 시범단이 31일 평양에 도착했다. 가수들은 출국 전 다소 긴장된 모습을 보이다 북측의 환대에 평양에 도착한 뒤 한결 여유 있는 표정을 지었다.

가수 조용필이 환영나온 북측 인사와 환담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가수 조용필이 환영나온 북측 인사와 환담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05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조용필 콘서트 이후 13년 만에 북한을 다시 찾은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멤버들은 공항 입국장에서 당시 안내원을 만나 10여 분간 대화를 나누며 회포를 풀었다.

안내원은 “조용필을 다시 만나게 돼 정말 반갑다”며 웃음을 지었고, 위대한 탄생의 기타리스트 최희선은 “고향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화답했다.

가수 이선희가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가수 이선희가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03년 류경정주영체육관 개관 기념 통일음악회에 참여하면서 평양을 방문했던 이선희는 “잘하고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가이드 해주시는 북측 관계자분들이 오자마자 평화롭고 안전하게 잘하고 갈 수 있도록 해주시겠다고 말씀하셨다”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가수 윤도현과 YB가 환영 나온 북측 인사들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가수 윤도현과 YB가 환영 나온 북측 인사들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02년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MBC 특별 평양 공연 이후 16년 만에 무대에 북한 무대에 오르는 YB의 윤도현은 “가슴이 벅차다.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제일 크다”며 눈시울을 살짝 붉혔다. 이어 “16년 전과 지금 관객 반응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가장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실향민인 부모의 영향으로 북한에 대한 향수 어린 곡들을 발표해온 강산에는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며 감개무량해 했다. 그는 “원래 일본 일정이 잡혀 있어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게 예상 밖”이라며 “너무 뭉클했다”고 전했다.

예술감독을 맡은 가수 윤상이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예술감독을 맡은 가수 윤상이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예술단의 음악감독 윤상은 “정말 실수하지 말고, 잘 마치고 좋은 인상을 남기고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항에서 남측 예술단을 맞이한 박춘남 북한 문화상은 “올해 들어 1월부터 3월까지 짧은 기간인데 북남관계 개선하고 민족끼리 단합과 화해하는 데 얼마나 급진적이고 극적인 변화들이 많이 일어났느냐”며 “힘을 합치면 못해낼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측예술단을 인솔하는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박춘남 북한 문화상(오른쪽)의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측예술단을 인솔하는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박춘남 북한 문화상(오른쪽)의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서울에는 개나리가 노랗게 예쁘게 피었다”면서 “저희가 공연을 통해 만나면서 남북의 교류와 화해와 평화의 꽃도 활짝 피게 되길 바라겠다”고 화답했다.

도 장관이 이끄는 186명의 방북단은 단독, 남북 합동 두 차례 공연과 태권도 시범을 선보인 뒤 4월 3일 밤늦게 인천공항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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