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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초·중생 연쇄 성폭행범 잡고보니 … 어린이 성폭행 전과 2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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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 13개월 동안 다섯 번 범행=강씨는 2004년 5월 1일 오후 7시쯤 인천시 남구 관교동 농협 앞길에서 학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박모(13.당시 중1)양에게 "무거운 짐을 드는데 도와달라"고 접근한 뒤 인근 건물 지하로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같은 해 8월 7일 오후 9시쯤에는 연수구 동춘동에서 학용품을 사러가던 양모(11)양을 같은 방법으로 유인해 성폭행하는 등 지난해 6월까지 인천시내에서 초등학생 네 명을 추가로 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강씨는 피해 학생들을 건물 옥상이나 아파트 지하 창고 등으로 유인한 뒤 "반항할 경우 줄로 묶어버린다"며 위협하거나 주먹으로 때린 뒤 성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강씨는 1983년과 94년에도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그는 경찰에서 "술을 마시면 참기 힘들 정도로 어린이를 성폭행하고 싶은 욕구가 강해진다"고 진술했다.

◆ 공조 수사 허점=인천경찰청은 2월 2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어린이 성폭행 사건 용의자 DNA가 한 사람 것이라는 통보를 받고 수사전담반을 편성해 공개수사에 나섰다. 전담반 편성 직후 강씨가 범행 뒤 걸어가는 모습이 찍힌 CCTV 화면을 확보한 뒤 용의자 얼굴사진을 담은 수배전단 2만 장을 만들어 배포했다. 이어 지난달 말 남동공단의 한 공장에서 일하다 퇴직한 인물과 비슷하다는 제보를 받고 강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강씨의 타액을 채취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해 용의자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경찰이 수사전담반을 편성한 것은 강씨가 다섯 번째 범행을 하고 8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같은 수법의 범행이 계속되는데도 경찰서별로 수사를 진행하면서 공조체제를 갖추지 못해 사건 발생 초기에 범인을 검거하지 못했다.

인천=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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