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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TV 6·25특집극 과거 반공일색서 탈피|분단 1세대가 겪는 아픔 파헤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KBS·MBC 두TV의 올해 6·25특집극들이 지금까지의 반공극 차원을 탈피, 분단시대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조명하려는 경향을 띠고 있다.
K-1TV는 지난 11일 「6·25특집 분단문학시리즈」의 첫편으로『역사를 찾아서』(김성동원작)를 방영한데 이어 오는 18일과 25일『한씨연대기』(황철영원작),『포구의 황혼』(이원규원작)등을 잇달아 내보내며 M-TV도『그겨울의 긴 계곡』(이호철원작)을 제작중이다.
K-1TV가 방영할『한씨연대기』는 지나해부터 준비한 것으로 6·25때 남과 북 양쪽으로부터 모두 버림받은 현영덕이라는 한 의사의 얘기를 통해 이념에 의한 인간성 상실을 묘사하고 있다.
또 『포구의 황혼』은 6·25때 부인과 3남매를 두고 월남한 한 어부가 연평도에서 조업중 납북당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영상화한 작품. 남과 북 양쪽에 모두 가족을 둔 어부가 분단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야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포구의 황혼』이 지닌 특징은 분단2세대의 눈으로 분단 1세대의 고통을 과장없이 묘사하고 있다는 것.
한편 M-TV가 방영할 『그 겨울의 긴 계곡』은 7·4공동성명이 발표되던 72년을 배경으로 한 실향민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분단의 폭력성을 들추어낸다.
『그 겨울의 긴 계곡』은 7·4공동성명이 발표되던 날 구파발 변두리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이억구라는 노인이 용의자로 심문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이억구는 수사를 받으면서 자신이 이북에 있을 때 공산당활동을 했던 것이 폭로될까봐 불안에 떤다.
그는 당시의 남북해빙기운이 발전되면 남과 북 어디에도 자기가 설 땅이 없어지고 월남후 간신히 이루어놓은 생활의 안정이 무너질까봐 전전긍긍하는 것이다.
『그 겨울의 긴 계곡』은 주인공 이억구의 살인혐의가 풀어지기까지의 곽정을 통해 분단시대를 살아가는 인간군상의 모습을 풍자적 수법으로 전개할것이라고 제작진은 설명하고 있다. <박해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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