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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파리니 31점 포효 , 대한항공 반격의 원정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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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가스파리니가 남자배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 승리를 확정한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스파리니가 남자배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 승리를 확정한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시 ‘갓스파’였다. 남자배구 대한항공이 외국인 선수 미챠 가스파리니(34·슬로베니아)의 활약으로 1차전 패배를 설욕했다.

프로배구 챔프전 2차전서 설욕 #현대캐피탈에 3-0 승 … 1승 1패 #28일 인천서 우승 분수령 될 3차전

대한항공은 2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18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2차전(5전3승제)에서 3-0(25-19, 26-24, 26-24)으로 이겼다. 이틀 전 1차전을 내준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1승1패 동률을 만들었다.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가스파리니가 지배한 경기였다. 가스파리니는 1세트에서 후위공격 4개를 포함해 10개의 공격 중 8개를 성공시켰다. 2세트에선 서브득점 2개를 포함해 11점을 올렸다. 3세트에서도 그는 펄펄 날았다. 23-24에서 침착하게 퀵오픈을 성공시켜 듀스를 만든 뒤 25-24에선 3인 블로킹 벽을 뚫고 오픈 공격을 터트려 경기를 끝냈다.

가스파리니의 무기는 강력한 서브다. 지난시즌 서브 1위에 올랐고, 올시즌에도 2위에 랭크됐다. 현대캐피탈은 가스파리니의 서브를 받기 위해 ‘4인 리시브’라는 대책을 내세웠다. 일반적으로는 레프트 2명과 리베로까지 3명이 서브를 받는다. 하지만 가스파리니 서브 때는 미들블로커 또는 라이트 1명까지 가담한다.

그럼에도 현대캐피탈은 가스파리니의 강서브를 막아내진 못했다. 가스파리니는 서브득점 3개, 블로킹 2개를 포함해 양팀 통틀어 최다인 31점(공격성공률 63.41%)을 올렸다. 대한항공 팬들은 가스파리니의 공격과 서브가 터질 때마다 ‘갓(god)+가스파리니’를 더한 ‘갓스파’를 연호했다. 가스파리니는 “상대 팀이 4인 리시브를 내세운 게 처음은 아니라 신경쓰지 않는다. 나는 그저 최고, 최선의 서브를 넣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가스파리니는 최근 9일 동안 5경기를 치르면서도 지친 기색을 찾기 어려웠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평소 ‘나이가 많다’고 놀리면 가스파리니는 나이가 많지 않다고 항변한다. 오늘 본인이 ‘젊다’는 걸 보여줬다. 자기 관리가 철저한 친구”라고 말했다. 가스파리니는 “체력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 마지막까지는 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V리그 외국인선수 제도에 따르면 두 시즌을 뛴 선수는 원소속팀과 재계약할 수 없다. 지난 시즌부터 국내무대에서 활약한 그에겐 이번 시즌이 대한항공에서 뛰는 마지막 시즌이 될 수도 있다. 그는 “경기가 남았으니 지금 생각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웃었다.

대한항공호 기장이 가스파리니였다면 부기장은 곽승석(30)이었다. 살림꾼 곽승석은 안정된 서브 리시브와 함께 날카로운 킬러 본능을 선보였다. 서브득점 3개를 올렸고, 11개의 스파이크 중 10개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곽승석은 “1차전 패배를 빨리 잊어버리려고 노력한 게 승리의 발판이 된 것 같다”고 했다. 3차전은 28일 오후 7시 대한항공 홈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다.

천안=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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