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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끼리 힘모아 "제2의 삶"|미 애리조나주에 노인촌 8,000가구|65세 이상 모여 시실 자치제로 운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흰색 횟가루를 바른 외벽에 붉은 타일의 지붕, 돔형의 둥근 대문….스페인풍이 강한 주택들, 아파트들이 눈길을 끈다.
그린밸리.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시 중심가에서 남쪽으로 40km, 자동차로 30분 거리, 행정구역상 피마군에 속하는 은퇴한 노인들의 마을이다.
대도시의 번잡과 소음으로부터 벗어나 연중 햇살이 비치는 상쾌한 날씨의 선 벨트 지역에 속하는 이곳 그린 밸리는 약6백12만평의 땅에에 독신자 아파트, 개인집·연립주택등이 34개의 지역으로 나뉘어 자리잡고 있다. 8천세대 약1만5천명이 살고 있는데 입주자격은 65세 이상의 노인들.
64년 은퇴한 교사를 중심으로 개발된 그린 밸리는 최근 10년 사이 급격히 인기가 높아져 74년만 해도 인구가 2천5백명에 못 미쳤으나 86년에는 1만5천명으로 1백60%이상이 늘었다고 한다. 『노인들끼리 함께 모여사는 것이 아주 즐겁습니다. 서로 친구가 되고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은 함께 돕고‥‥. 이제 더 이상 노인들이 홀로 의롭게 살거나 젊은이들 틈에 끼어 눈치보고 살 이유가 없지요.』
시카고에서 국제무역업을 하다 은퇴한 후 5년전 부인과 함께 그린 밸리로 옮겨와 살고 있는 「로버트·빈」씨(72)의 얘기다. 간호원인 부인은 아직 은퇴 전이라 투산병원에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은퇴한 노인들을 위한 마을이니 만큼 레크리에이션 설비에 초점을 맞춰 설계되었다는 것이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그린 밸리 자치담당자들의 얘기.
18홀의 골프 코스가 4개 있는 골프장을 비롯하여 정구장·수영장·당구장·물리치료 특수수영장·헬스클럽·사우나 등이 있다.
그밖에도 체스 클럽·공작실·목공실·바느질교실·화실·도서관도 있다. 이밖에 은행·쇼핑센터·복덕방등 생활의 편의틀 제공할 각종 시설들이 자리잡고 있다.
『무엇보다 자랑인 것은 완벽한 의료실비입니다. 1백 개의 병상이 있는 병원등 13개 병원에 24시간 앰뷸런스가 대기해 있습니다.
외과·내과·치과등 부문별 전문의로 구성된 의료팀이 정기적으로 질병이 있는 노인들을 방문해 건강상태를 체크합니다.』이곳 자치회 간부로 있는 「앨리스·빌링스」씨(70)의 설명이다.
그린 밸리 특징의 하나는 모든 조직이 자원봉사자에 의해 운영된다는 것.
권력이나 보수도 없고 할 일만 많지만 노인들은 즐겨 참여한다. 특별히 「도움을 필요로 하는 친구들」이란 제도는 ▲도움을 청하는 긴급전화 ▲휠체어 대여 ▲아픈 사람 간병 ▲생일축하 파티주선 ▲쇼핑 교통편제공 ▲병원안내 등의 필요가 있는 입주자들을 돕는 봉사제도다.
주택의 임대비용은 5백 달러부터 1천2백 달러까지로 보통 입주신청을 하면 2, 3개월 안에 입주할 수 있다. 【애리조나=박금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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