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비 '기록이 쏟아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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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올 여름을 계기로 지난 30년간 역대 최고 평균 강수일수와 강수량, 기온 등의 기록 순위가 뒤바뀌게 됐다. 열대지방의 우기를 연상시킬 만큼 비가 자주, 많이 내렸기 때문이다.

기상청이 6~9월 중 전국 여섯곳의 기온.강수량 등을 분석해 5일 발표한 '올 여름철 기상특성'에 따르면 올 여름 평균 강수일은 47.2일로 지난 30년간 가장 길었다.

이는 평균 46.5일 동안 비가 내렸던 1998년의 기록을 깬 것으로 이틀에 한번 꼴로 비가 내린 셈이다. 올해 비가 내린 날도 평년에 비해 중부지방은 5~20일, 남부지방 5~17일, 제주도는 10~13일이 더 많았다.

강수량에서도 순위가 바뀌었다.

올 여름 전국에 평균 1천㎜의 비가 내렸다. 이는 평년(6백99.7㎜)에 비해 3백여㎜의 비가 더 온 것. 이에 따라 올해는 1천71㎜의 비가 쏟아진 87년과 1천17㎜의 평균 강수량을 기록한 98년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햇볕 볼 기회도 줄어 평균 일조시간 최저순위도 새로 정해졌다.

올 여름철 평균 일조시간은 4백30시간으로 80년(4백42.7시간)을 제치고 평균 일조시간 최저순위에서 넷째가 됐다. 지난 30년간 평균 일조시간이 가장 적었던 해는 98년으로 3백42.8시간에 불과했다.

열대야도 손에 꼽을 만큼 적었던 이번 여름의 평균 기온도 93년 21.7도, 80년 22.1도에 이어 최저기온 순위에서 3위를 차지했다. 기상청은 "동아시아 지역에 영향을 주는 티베트 고기압이 약해져 한여름 더위가 사라진 대신 비오는 날이 오랫동안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jongt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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