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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의 개막전 선발, 홈런까지 터트린 넥센 김태완

중앙일보

입력

넥센 히어로즈 김태완

넥센 히어로즈 김태완

5년 만의 개막전 선발 출전. 긴장보다는 설렘이 앞섰다. 기쁜 마음은 힘찬 스윙으로 이어졌다. 김태완(34)이 옛 소속팀 한화를 울리고 넥센에 개막전 승리를 안겼다.

김태완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 2018 프로야구 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4타수 2안타(1홈런)·1볼넷·1타점·1득점을 올려 6-3 역전승을 이끌었다. 경기 전 "김태완이 올 시즌 한화전 뿐 아니라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은 장정석 넥센 감독의 기대에도 부응했다.

김태완은 1회 말 2사 첫 타석에서 한화 선발 키버스 샘슨을 상대로 삼진을 당했다. 초구 루킹 스트라이크 이후 두 번 연속 헛스윙을 해 3구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두 번째 타석은 호락호락하게 물러나지 않았다. 바깥쪽으로 들어온 샘슨의 초구 고속 슬라이더를 때려 중앙담장을 넘겼다. 0-2로 뒤진 넥센의 추격에 불을 붙인 한 방이었다. 3-2로 앞선 4회 말 2사 1,2루에선 볼넷을 골라냈고, 이후 박병호의 땅볼 타구 때 한화 실책이 나오면서 넥센은 추가점을 올렸다. 김태완은 6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우전안타를 때려 멀티히트까지 작성했다. 김태완은 "첫 타석에서 상대가 공격적인 투구를 해서 적극적으로 휘두른 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뒤에 박병호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려고 한다"고 했다.

키 1m89㎝, 체중 105㎏의 당당한 체격을 지닌 김태완은 2006년 한화 입단할 때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2008년 처음으로 주전자리를 꿰찬 그는 23홈런을 터트렸고, 이듬해에도 23홈런을 터트렸다. 하지만 군복무 이후 자리를 잡지 못했다. 코칭스태프가 준비동작인 큰 그의 타격폼을 고치려고 했기 때문이다. 김태완 스스로는 '잘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지만 결과도 좋지 않았다. 김태균이 일본에서 복귀하고 외국인타자들이 들어오면서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결국 2016시즌 웨이버공시된 김태완은 넥센으로 둥지를 옮겼다.

지난해 김태완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비록 46경기, 100타석이지만 타율 0.311, 4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친정팀 한화전(타율 0.385, 1홈런·4타점)에서 유독 잘 하면서 점점 더 많은 기회를 잡았다. 한화와 개막전이 끝난 뒤 만난 김태완은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선수들의 믿음에 보답하겠다는 마음이 강했다. 주위에서 한화에 강하다고 얘기하는데 한화전에 많이 나왔을 뿐이다. 똑같은 경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예전엔 주변에서 많은 이야기를 듣다보니 자신감이 떨어졌었다. 넥센에 온 뒤 내 타격자세에 대한 부분을 코치님들이 많이 이해해주셨다"고 했다. 외야수비에 대해선 "캠프에서 연습을 했는데 수비코치님이 '편하게 하라'고 해주셔서 부담을 덜었다. 수비는 사실 부족하지만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으면 (외야 출전도) 좋다"고 했다.

김태완이 개막전 선발로 출전한 건 2013년 이후 5년 만이다. 그는 "어제 미리 선발 출전 소식을 들었다. 오랜만에 개막전에 선발로 나왔는데 긴장보단 설렘이 컸다"고 웃었다. 김태완은 한화 시절 공을 충분히 보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팀을 위해 자신을 바꿀 생각도 있다. 그는 "원래 나는 공격적인 스타일인데 한화 시절엔 뒤쪽 타자들을 믿고 출루에 목표를 뒀다. 그런데 지금은 뒤에 박병호가 있어 투수들이 공격적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했다. 첫 단추를 잘 꿴 김태완에게 "올시즌에 수훈 인터뷰를 자주 하자"는 덕담을 건네자 자신감 있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렇게 되도록 하겠습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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