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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서 북·미 연이틀 만찬…21일까지 정상회담 탐색 대화

중앙일보

입력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부국장이 핀란드 외부가 주최한 만찬을 마치고 걸어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부국장이 핀란드 외부가 주최한 만찬을 마치고 걸어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참여한 스웨덴 외무장관 회담이 끝나자마자 핀란드에서 남ㆍ북ㆍ미 3자 접촉이 시작됐다. 20일부터 헬싱키에서 학술회의 형식으로 진행되는 반민 반관 ‘1.5트랙' 대화로, 전·현직 관리와 민간 전문가가 대거 참석한다. 1994년 제네바 협상 실무를 맡았던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부국장이 참여하기 때문에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사전 탐색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최강일 북 외무성 부국장, 허버드 전 주한 미대사 참석 #핀란드측 주최 만찬서 "한반도 긴장 완화, 비핵화 논의" #스웨덴 외무 "억류 미국인 석방 정상회담 조건 안 돼야" #강경화 장관은 EU 외교이사회 참석 등 외교 접촉 활발 #

 19일(현지시간) 핀란드 외무부는 헬싱키 시내 레스토랑에서 남ㆍ북ㆍ미 참석자들을 초청해 만찬 행사를 열었다. 최 부국장을 비롯해 회의 참석자들이 대부분 자리를 함께 했다. 최 부국장은 최근 외무성 부상으로 승진한 최선희 북아메리카국 국장에 이어 국장 직무대행을 맡았다고 만찬 참석자가 전했다.

 이번 회의에 미국 측에서는 캐서린 스티븐슨,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 대사 등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백종천 세종연구소 이사장과 신각수 전 주일 대사 등이 참가했다.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미대사 등 남북미 반관반민 회의에 참석하는 인사들이 핀란드 외교부가 헬싱키 시내 레스토랑에서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미대사 등 남북미 반관반민 회의에 참석하는 인사들이 핀란드 외교부가 헬싱키 시내 레스토랑에서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1시간 40분가량 진행된 만찬에서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상황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 한국 측 간사를 맡은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한반도 긴장 완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와 비핵화 관련 얘기 등을 나눴다”고 말했다. 21일까지 이틀간 이어질 회의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의 준비 상황과 관련해 북측의 입장을 듣고 남측과 미국 측 참석자들이 의견을 교환할 전망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9일 유럽연합(EU) 초청으로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교이사회 오찬 협의에 참석해 남북, 북·미 정상회담 개최 추진 합의 등 한반도 상황과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EU 회원국이 아닌 한국의 외교장관이 EU의 대외정책 관련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외교이사회에 초청을 받은 이번이 처음이다.

헬싱키 시내 만찬장에서 나오고 있는 반관반민 대화 참석자들. [연합뉴스]

헬싱키 시내 만찬장에서 나오고 있는 반관반민 대화 참석자들. [연합뉴스]

 이 자리에서 강 장관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에 대해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을 당부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EU 외교장관들은 평창 겨울 올림픽을 계기로 마련된 대화의 모멘텀을 살려 최근 한반도 긴장 완화와 정상회담 합의를 이끌어낸 한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강 장관은 이용호 북한 외무상과 회담한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무장관과 만나 협상 내용을 공유했다.

 발스트룀 장관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북한에 억류돼 있는 미국인 3명의 석방이 북·미 정상회담의 전제 조건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조건과 전제 조건을 붙일 때가 아니다"면서 “우리는 (미국의) 영사 업무를 대리하는 국가로서 책임을 신중하게 이행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스웨덴 외무장관 회담에 참석했던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베이징 공항에 도착해 빠져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스웨덴 외무장관 회담에 참석했던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베이징 공항에 도착해 빠져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이 외무상과의 회담과 관련해 발스트룀 장관은 또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면서도 “우리에게 중요한 정치적 대화였고 시작 단계였지, 주요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인상을 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고 현지 일간 예테보리스포스텐이 보도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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