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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카소바, 평창패럴림픽 최다 메달...5관왕은 아깝게 실패

중앙일보

입력

파르카소바와 가이드 러너 수브르토바. [AP=연합뉴스]

파르카소바와 가이드 러너 수브르토바. [AP=연합뉴스]

슬로바키아의 시각 장애 알파인 스키 선수 헨리에타 파르카소바(32)가 2018 평창 겨울 패럴림픽에서 개인 최다 메달을 땄다.

파르카소바는 18일 정선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알파인스키 시각장애 부문 회전에서 1·2차 합계 1분52초46을 기록했다. 그는 영국의 메나 피츠패트릭(1분51초80)에 0.66초 밀려 은메달을 땄다. 앞서 활강, 수퍼대회전, 수퍼복합, 대회전에서 시각장애 여자 알파인 스키 부문 금메달 4개를 모두 휩쓸었던 파르카소바는 아쉽게 대회 5관왕엔 실패했다.

그래도 파르카소바는 이번 대회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등 총 5개 메달로 가장 많은 메달을 딴 선수로 기록됐다. 파르카소바는 입식 부문 알파인 스키 여자 간판 마리 보셰(프랑스·금메달 4개)와 함께 평창패럴림픽 최다관왕으로도 기록됐다.

파르카소바는 태어날 때부터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평창패럴림픽 정보제공사이트 인포2018은 '파르카소바의 가족들이 시력에 따로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관련이 있을 거라고 의사는 믿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가 태어났던 곳이 방사능 누출 사고가 일어났던 소련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1000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라 이 때문에 시력을 잃었다고 본 것이다.

17세 때 고등학교 스키 캠프에서 처음 스키를 접하고 재미를 느낀 파르카소바는 스키에 자신의 모든 걸 걸었다. 2008년부턴 가이드 러너 나탈리아 슈브르토바와 함께 했다. 둘이 호흡을 맞춘 지도 어느새 10년이 흘렀다. 2010년 밴쿠버 겨울패럴림픽에서 수퍼대회전, 수퍼복합, 대회전 등 3관왕을 달성한 파르카소바는 2014년 소치 겨울패럴림픽에서도 2관왕에 올랐다. 알파인 스키 시각 장애 부문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자랑했다.

헨리에타 파르카소바(위). [EPA=연합뉴스]

헨리에타 파르카소바(위). [EPA=연합뉴스]

파르카소바가 평창으로 오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 연이은 부상 때문이다. 수차례 안면 골절상을 입은 건 물론이고, 2013년엔 갈비뼈 3개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2014년 10월엔 큰 시련이 닥쳤다. 2014년 10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대회에서 무릎 부상을 당하고 무려 2년여 넘게 스키를 못 탔다. 지난해 초 힘겨운 재활 기간을 끝내고 복귀했지만 허리 통증과도 싸워야 했다.

이같은 과정들을 모두 이겨낸 파르카소바는 보란듯이 생애 세 번째 패럴림픽에서 4관왕을 달성했다. 슬로바키아에선 그를 '가장 성공한 패럴림피언' '환상적(Fantastická)'이라고 극찬을 쏟아냈다.

정선=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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