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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룰' 이은 미투 반작용…"성폭력 당하면 얘기 할 거냐" 면접 질문

중앙일보

입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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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MeToo) 운동'이 전 분야로 거세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면접장에서도 성희롱과 성차별이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인크루트]

[사진 인크루트]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최근 1년 내 면접 경험이 있는 구직자 56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성희롱·성차별 발언을 들었다고 밝힌 구직자는 2.3%였다.

주관식 질문에서는 "어차피 어리니까 오빠라고 불러" "다리가 예쁘네. 남자들이 좋아하겠어" "입사하면 서울에서 남자친구랑 동거하는 것 아니냐" 등과 같은 질문을 면접에서 받았었다는 답변이 나왔다.

실제로 면접장에서 미투 관련 질문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었다. 15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최근 공공기관 입사 면접을 봤다는 A씨는 남성 면접관 4명으로부터 "성폭력 당하면 어떻게 할 거냐" "미투 운동이 화제인데 어떻게 생각하냐" "조직을 위한다면 성폭력 사실을 얘기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미투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면서 반작용으로 직장에서 여성을 업무 등에서 배제하는 '펜스룰' 현상도 우려되고 있다. 펜스룰은 "부인을 제외한 여성과는 단둘이 저녁 식사를 하지 않는다"는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과거 발언에서 비롯됐다.

이와 관련해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15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투 공감·소통을 위한 2차 간담회'에서 "성희롱·성폭력은 권력관계의 문제이며, 직장은 권력관계가 가장 일상적이고 강력하게 작동하는 공간 중 하나"라며 "사업장의 규모나 업종별 특성에 따라 성희롱·성폭력이 발생하는 양상이 조금씩 다를 수 있으므로 이를 고려해 정부 정책을 보다 촘촘하게 보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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