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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안희정 전 충남지사 주변인 조사… 安 수도권 칩거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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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53)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오정희)는 이르면 이번 주 안 전 지시를 재소환할 계획이다. 검찰은 9일 자진출두한 안 전 지사를 상대로 다음날 새벽까지 약 9시간 조사를 진행했다.

檢, 주말내 참고인 조사 및 증거분석 #성폭행 시기 출장 동행인 참고인 소환 #9시간 조사 후 수도권 지인 집으로 향해

검찰은 안 전 지사와 김씨 주변 인물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진행했다. 참고인 중에는 김씨가 “해외 출장 중 안 전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이 해외 출장에 동행했던 관계자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충남도로부터 안 전 지사의 행적이 담긴 국내외 일정 자료 등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넘겨받았다.

김씨는 검찰에서 안 전 지사의 요구에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수행비서로서 도지사의 뜻에 반대할 수 없어 위력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당하였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10일 새벽 검찰 조사를 마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 전 지사는 이 자리에서 김지은 비서에게 "마음의 상실감과 배신감에 대해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다. 정용환 기자

10일 새벽 검찰 조사를 마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 전 지사는 이 자리에서 김지은 비서에게 "마음의 상실감과 배신감에 대해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다. 정용환 기자

반면 9일 오후에 검찰에 자진 출두한 안 전 지사는 김씨와 성관계를 맺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위력이나 위계에 의한 강제성이 있는 성폭행은 아니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검찰은 김씨가 피해를 당한 성폭력 당시 정황이나 시점, 장소 등 진술이 구체적인 만큼 안 전 지사를 다시 소환해 보강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압수물 분석과 참고인 조사가 끝나면 이번 주 중으로 재소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검찰 관계자는 “재소환 시점은 현재로써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 재소환보다 추가 고소가 먼저 이뤄질 수도 있다. 안 전 지사에게 7차례에 걸쳐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추가 폭로한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소속 여직원 A씨도이번 주 중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관계자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 고소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가 10일 검찰 조사를 받은 뒤 탑승한 흰색 K5 차량. 홍지유 기자

안 전 지사가 10일 검찰 조사를 받은 뒤 탑승한 흰색 K5 차량. 홍지유 기자

한편 미투 폭로 이전까지 충남 홍성의 도지사 관사에서 지낸 안 전 지사는 현재 수도권의 지인 집에서 머물고 있다. 9시간에 걸친 검찰 조사를 마치고 10일 오전 2시30분쯤 서울서부지검을 빠져나온 그는 김씨에 대해 “나를 지지하고 나를 위해 열심히 했던 내 참모였다. 미안하다. 그 마음의 상실감과 배신감, 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는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그리고 제 아내와 아이들, 가족에게 너무 미안합니다”라며 김씨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았다.

이후 안 전 지사는 흰색 중형 승용차에 올라타 2시간 동안 서울 외곽을 돌다가 6시간의 운행 끝에 수도권 지인의 집 근처에 다다랐다. 안 전 지사를 마중 나온 50대 남성은 “안 전 지사의 대학 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새벽에 급히 (도와달라는) 연락을 받고 나왔다”며 “시골 동네여서 여기에서 지내는 동안 안 전 지사는 계속 저하고 같이 다닐 것”이라는 말을 남긴 채 돌아섰다.

홍지유ㆍ정용환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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