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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비만’이 아닐 수도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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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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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비만인지 아닌지를 가르는 주된 비만 척도로 체질량지수(BMI)가 사용된다. 이는 사람의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지수다. 단순히 그 사람의 키를 몸무게와 비교해서 나온 것이다. 일률적인 지수가 아닌 연령과 성별에 따라 비만의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형준 전공의‧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상혁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이용해 대사증후군 위험인자를 통한 비만 측정 기준점을 도출하는 연구를 수행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9일 밝혔다.

연구진은 국내에서 건강검진을 시행한 성인 379,405명(남성 193,653명‧여성 185,752명)을 대상으로 대사증후군 위험인자인 중성지방, HDL콜레스테롤, 혈압, 공복혈당을 분석했다.

위험인자 두 개 이상이 기준점을 넘으면 비만으로 보고, 이를 바탕으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BMI와 허리둘레, 허리둘레-키 비율 기준점을 새롭게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과 여성 대부분 현재 한국에서 적용되는 비만 기준으로는 ‘과체중 범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과 여성의 연령대별 체질량지수 변화.

남성과 여성의 연령대별 체질량지수 변화.

현재 체질량지수의 정상 범위는 18.5~23kg/㎡이지만, 분석한 남성들의 체질량지수는 23.1~24.8kg/㎡, 여성은 22.5~23.9kg/㎡로 나타났다.

남성과 여성의 연령대별 허리둘레 변화.

남성과 여성의 연령대별 허리둘레 변화.

허리둘레의 경우 남성은 20대(83cm)와 50대(84cm)를 제외하고는 85cm에 가깝게 나타났고, 여성은 20대(75cm)를 제외하고 30대 74cm에서 70대 81cm에 이르기까지 연령이 증가할수록 지속해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남성과 여성의 연령대별 허리둘레-키 비율 변화.

남성과 여성의 연령대별 허리둘레-키 비율 변화.

‘허리둘레-키 비율’은 남성 20대는 0.48, 30대와 40대는 0.49, 50~70대 0.51로 나타났지만 여성은 20대와 30대에서 0.47, 그 이후로 점차 증가해 70대는 0.54에 해당했다.

남성은 대체로 20대에서 30대로 가며 허리둘레나 체질량지수가 급격히 높아지지만, 이후에는 완만한 형태로 나타났고, 여성은 20대에서 70대로 갈수록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

박형준 전공의는 “지금까지 비만 기준은 남녀와 연령에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적용됐다”며 “이것은 남녀 차이뿐만 아니라 연령에 따른 호르몬과 체성분 변화를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혁 교수는 “만성질환의 일차예방 목적으로 비만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비만에 대한 획일적 접근에서 벗어나 성별과 연령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SCI급 학술지인 대한의학회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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