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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법원장회의 ‘미투 운동’ 제1안건 선정…내일 총집결

중앙일보

입력

8~9일 열리는 전국 법원장 간담회의 제1 안건으로 ‘미투(MeTooㆍ나도 당했다) 운동’이 선정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7일 “전국 법원장 간담회 최우선 논의 주제로 ‘미투 운동’ 관련 법원 내 성희롱ㆍ성폭력 방지대책을 다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투 운동’ 핵심 논의 안건 선정 # 전국 수석부장 판사들도 곧 집결 # 평판사, 노조도 설문 등 실시 # 판사가 여직원에 성희롱 발언 확인」

이는 문화계와 정치권은 물론 법원 내(의정부지법 고양지원 등)에서도 성범죄 제보가 잇따라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의 한 법원장은 “안건 중에 ‘미투’가 가장 논의 비중이 클 것”이라며 “검찰과 문화계 등에서 시작된 이슈지만 사법부도 중요하게 바라보는 문제이기에 실태 파악 및 개선 방안 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해 9월 취임 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남긴 방명록. '반드시 정의로운 사법부가 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해 9월 취임 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남긴 방명록. '반드시 정의로운 사법부가 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연합뉴스]

오는 8~9일 충남 부여군 롯데 부여리조트에서 개최되는 이번 간담회는 지난해 12월 전국법원장 회의에 이어 열리는 것이다. 당시에는 ‘양승태 체제’ 법원장들이 주로 참석했다. 이번에는 김 대법원장이 새로 임명한 법원장들이 참석한다. 김 대법원장 체제에 들어 전국의 법원장들이 처음 모이는 자리여서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앞서 2016년 터진 법조비리 사건에 일부 법관들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자 전국 법원장들은 법원장 회의를 통해 비위 법관에 대한 징계를 강화하는 등 여러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해 고위법관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법원장 회의를 거쳐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의혹을 규명토록 했다. 법원은 전국법원장 간담회에 이어 3월 중순쯤 전국 수석부장 회의도 준비 중이다. 이 자리에서도 법원 내 ‘성희롱ㆍ성추행 문제’ 개선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평판사들도 움직이고 있다. 법원 내 젠더법연구회는 현재 전국 재판연구원(로클럭)을 상대로 양성평등 저해 사례를 수집ㆍ분석하고 있다. 법원공무원 노조도 성희롱ㆍ성추행 설문조사를 전국 법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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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성희롱 고충심의위원회’는 실태조사 결과를 지난 5일 발표했다. 조사결과 한 여직원은 “여름철이라 짧은 반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한 판사가 위아래로 훑어보며 ‘아줌마 같지 않네?’라고 말했다”고 제보했다. 또 다른 여직원은 2006년 상급자와 억지로 춤을 췄고, 2014년에는 선배가 회식 중 허벅지를 쓰다듬었다는 내용을 신고했다.

이번 전국 법원장 간담회에는 ‘미투 운동’ 외에도 법관인사 이원화에 따른 고등법원 재판장 보임방식, 기획법관 운용 및 행정처와 일선 법원 사이의 소통방안, 법관 사무분담(법관사무분담 결정절차, 장기재직 지법부장의 사무분담) 등도 안건으로 상정된다.

현일훈ㆍ문현경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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