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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수행비서, 성폭행 당했다고 폭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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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지사가 수행비서를 성폭행했다는 폭로가 피해 당사자로부터 제기됐다. 안 지사의 6급 정무비서 김지은(33)씨는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 지사로부터 8개월 간 4차례의 성폭행을 당했고 수시로 성추행도 이뤄졌다"며 "6일 안 지사를 검찰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안 지사와의 성관계는 원해서 한 게 아니다"라며 "수행비서는 지사와 합의를 하는 동등한 사이가 아니고 무조건 따라야만 했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씨는 "성폭행은 러시아·스위스 출장 등 대부분 수행일정을 마친 뒤 있었다"며 "스위스에서 '아니다','모르겠다'로 거절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제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어와 거절을 했고 안 지사는 알아들었을 것"이라며 "안 지사가 연신 '내가 부끄러운 짓을 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씨에 따르면 안 지사는 지난달 25일에도 김씨를 밤에 불러 '미투(MeToo)' 운동에 대해 말한 뒤 성폭행을 했다. 김씨는 "이날은 안 그럴 줄 알았는데 결국엔 그날도 그렇게 했다. 더는 참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폭로 경위를 설명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고발한 김지은 충남도 정무비서. [사진 JTBC 캡처]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고발한 김지은 충남도 정무비서. [사진 JTBC 캡처]

김씨는 "주변에 SOS 신호를 여러 번 보냈지만 도움 받지 못했다"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나만 잘리고 말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기간이었던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 안 지사의 선거캠프에서 홍보 업무를 담당했다. 안 지사가 대선 경선 중 후보직을 사퇴하고 충남도청으로 돌아온 뒤 지난해 6월부터 김씨는 안 지사의 수행비서로 임명됐고 올초 정무비서로 보직을 옮겼다.

김씨는 안 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또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주장도 했다. 김씨는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고 국민들이 저를 지켜주신다면 그분들도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의 폭로에 대해 안 지사는 "성관계는 있었지만 합의에 의한 것이었으며 성폭행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안 지사 측은 "조만간 추가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던 안 지사는 이번 성폭행 의혹으로 정치 생명에 치명상을 입을 위기에 처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밤 9시 국회 당대표실에서 비공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안 지사에 대해 출당 및 제명 조치를 발표했다.

추 대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피해자와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당의 가장 유력한 지도자까지 충격적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민주당은 역대 최악의 성추행 정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란 문구를 안 지사가 보여줬다"며 "안 지사는 즉각 사퇴하고 수사에 적극 임하라"고 요구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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