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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환 “MB 때 장관 거절, 가장 잘한 일 중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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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폐막식 연출을 맡은 송승환 총감독이 7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폐막식 연출을 맡은 송승환 총감독이 7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송승환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이 태어나서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로 ‘장관 거절’을 꼽았다.

3일 보도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송 감독은 태어나서 가장 잘한 결정 세 가지로 “첫째, 대학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배우 활동을 한 것. 둘째, 세계 시장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난타’를 만든 것. 셋째, 이명박(MB) 정부 때 문화부 장관 제안을 거절한 것”을 꼽았다.

그는 “외대 아랍어과를 갔지만, 중간에 그만뒀다”며 “나중에 외대에서 명예 졸업장 주신다고 해서 감사히 받았다. 개인적으로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는데 어머니가 학사모 쓴 사진을 보더니 펑펑 우시더라. ‘잘했다, 잘했다’ 하시면서. 부모님한테는 그동안 한이 되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학력 중심 사회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었냐는 질문에 송 감독은 “무엇이든 제 판단 기준은 딱 하나다. 그 일이 최선을 다할 만큼 재미있느냐. 오디션 볼 때 학력증명서 떼가는 것 아니지 않나”라며 웃었다.

송 감독은 또 ‘난타’에 대해 “엄청난 부를 가져다주진 않았지만 하고 싶지 않은 드라마를 거절할 수 있게 됐다. 거절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는 건 굉장한 행운”이라며 “신기한 게 ‘난타’가 20년 됐는데 여전히 관객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화부 장관 자리를 거절한 데 대해서는 “정치계와 인연이 닿는 걸 경계했다”며 “지금도 정치엔 관심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웃으면서 “만약 제가 어느 한쪽에 깊숙이 발을 담그고 있었다면, 정권이 바뀌는 이 혼란 속에 평창 행사를 제대로 끌어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재미를 추구하며 살았다. 장관이 뭐가 재미있겠느냐”며 “올림픽 개‧폐막 공연 맡아서 잘하는 게 제 몫의 나라 사랑이다. ‘난타’ 해외 공연을 본 교포들이 제 손 잡고 ‘한국인의 자부심을 느끼게 해줘서 고맙다’ 그러면, 저는 제 몫을 하고 사는가 보다 하는 거죠”라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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