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환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이 태어나서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로 ‘장관 거절’을 꼽았다.
3일 보도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송 감독은 태어나서 가장 잘한 결정 세 가지로 “첫째, 대학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배우 활동을 한 것. 둘째, 세계 시장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난타’를 만든 것. 셋째, 이명박(MB) 정부 때 문화부 장관 제안을 거절한 것”을 꼽았다.
그는 “외대 아랍어과를 갔지만, 중간에 그만뒀다”며 “나중에 외대에서 명예 졸업장 주신다고 해서 감사히 받았다. 개인적으로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는데 어머니가 학사모 쓴 사진을 보더니 펑펑 우시더라. ‘잘했다, 잘했다’ 하시면서. 부모님한테는 그동안 한이 되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학력 중심 사회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었냐는 질문에 송 감독은 “무엇이든 제 판단 기준은 딱 하나다. 그 일이 최선을 다할 만큼 재미있느냐. 오디션 볼 때 학력증명서 떼가는 것 아니지 않나”라며 웃었다.
송 감독은 또 ‘난타’에 대해 “엄청난 부를 가져다주진 않았지만 하고 싶지 않은 드라마를 거절할 수 있게 됐다. 거절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는 건 굉장한 행운”이라며 “신기한 게 ‘난타’가 20년 됐는데 여전히 관객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화부 장관 자리를 거절한 데 대해서는 “정치계와 인연이 닿는 걸 경계했다”며 “지금도 정치엔 관심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웃으면서 “만약 제가 어느 한쪽에 깊숙이 발을 담그고 있었다면, 정권이 바뀌는 이 혼란 속에 평창 행사를 제대로 끌어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재미를 추구하며 살았다. 장관이 뭐가 재미있겠느냐”며 “올림픽 개‧폐막 공연 맡아서 잘하는 게 제 몫의 나라 사랑이다. ‘난타’ 해외 공연을 본 교포들이 제 손 잡고 ‘한국인의 자부심을 느끼게 해줘서 고맙다’ 그러면, 저는 제 몫을 하고 사는가 보다 하는 거죠”라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