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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에 5ㆍ18 특별법 보고대회 연 바른미래당…호남 위기감 팽배

중앙일보

입력

유승민 대표를 제외한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1일 오후 광주시의회에 모였다.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박주선 공동대표(왼쪽)와 김동철 원내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박주선 공동대표(왼쪽)와 김동철 원내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5ㆍ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성과 보고대회를 하기 위해서였다. 박주선 공동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 권은희ㆍ하태경 최고위원이 자리를 했다. 박 대표는 3ㆍ1절 기념식에 참석했다 곧장 광주로 향했다.

박 대표는 5ㆍ18 특별법에 대해 “바른미래당으로서는 1호 성취를 했다고 자부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은 광주의 아픔과 기쁨, 즐거움, 행복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할 소임과 사명이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에 대한 견제구도 날렸다. 박 대표는 “그분들도 법 통과에 대해 노력을 많이 했지만 교섭단체가 구성되지 않아 현실적으로 빛이 밖으로 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주의를 선동하거나 이용해서 동서 화합 깨뜨리고 호남의 자존심을 훼손시키는 행위는 5ㆍ18 정신에 정면 배치된 행위”라고 비판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제99주년 3ㆍ1절 기념식에 입장하며 바른미래당 박주선 공동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제99주년 3ㆍ1절 기념식에 입장하며 바른미래당 박주선 공동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의 이날 행사에는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 호남 민심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기반이 붕괴되는 조짐마저 감지된다. 지난달 26일에는 당 소속이었던 전남 도의원 6명이 탈당을 선언했다. 전남도의회에는 국민의당 소속 의원이 25명이 있었지만, 현재는 전원이 탈당했다.

광주시의회의 상황도 비슷하다. 국민의당 소속 시의원이 9명에서 1명으로 줄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론조사를 통해 나타나는 지역 민심은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비등하지만 시의원 등 기초의원 출마자들 사이에서는 민평당 쏠림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론이 돌아오지 않으면서 현역 의원들도 광역단체장 출마 의사를 접고 있다. 유력한 전남지사 후보였던 주승용 의원은 지난달 27일 “전남도지사, 그 오랜 꿈에 ‘마침표’를 찍는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같은 날 광주에서도 권은희 의원이 기자들을 만나 “현역 의원들의 광주시장 선거 출마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 대한 높은 지지로 당선 가능성이 낮아진데다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으로 나눠 경쟁을 해야하는 현실적 어려움도 적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역의원이 출마하지 않으며 바른미래당은 새 후보 찾기에 나섰다. 하지만 당선 가능성이 낮아지며 경쟁력있는 후보 영입이 쉽지 않아졌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호남 지역에서는 민주당을 꺾고 광역단체장 당선자를 내는 게 아닌 민주평화당을 확실히 누르는 게 일차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창당 과정부터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안철수 전 대표가 백의종군을 선언한 것도 호남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다. 당 지도부에도 호남 출신 의원들이 전진 배치됐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 모두 광주가 지역구다. 국민의당 몫인 최고위원 두 자리 중 한자리도 역시 광주에 지역구를 둔 권은희 의원이 맡게 됐다. 전북 군산이 지역구인 김관영(전북 군산) 의원도 최고위원 후보로 올랐지만 “지역을 먼저 챙기고 싶다”는 이유로 고사했다고 한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호남 지역 민심을 챙기기 위해 지도부에 호남 출신을 대거 포진시켰지만 호남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고민”이라며 “영남 지역에서는 ‘호남 정당’ 꼬리표로 한국당에 공격 받고, 호남 지역에서는 ‘보수 정당’ 등의 꼬리표로 공격 받으며 양쪽 모두에서 지지율이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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