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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김영철 방한 묻자 “군 입장에선 불쾌한 사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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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8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방한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임현동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8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방한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임현동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2010년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며 천안함을 폭침한 북한 잠수정은 정찰총국 소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북한의 정찰총국장이었던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관여 여부에 대해선 말을 흐렸다. 정부 소식통은 “국회 출석에 앞서 송 장관이 청와대로부터 단단히 주의를 받았다”고 귀띔했다.

국회 국방위서 남북관계 답변 #“천안함 폭침 정찰총국 소행이지만 #김영철 책임 여부는 확인할 수 없어” #관계자 “청와대, 송 장관 미리 주의 줘” #문정인 “4월 첫 주 한·미훈련” 언급엔 #“그 사람, 그런 결정할 위치 안 돼”

이날 김학용(자유한국당) 국방위원장은 최근 김영철의 방한을 놓고 불거진 여러 의문점을 질의하기 위해 긴급현안회의를 소집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회의를 보이콧해 한국당·바른미래당 의원들과 이정현 무소속 의원만 참석했다. 송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이정현 의원이 천안함 문제를 꺼냈다.

이 의원=“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거 확실하게 맞나.”

송 장관=“그렇게 믿고 있고 확실하다.”

이 의원=“천안함을 폭침한 북한의 잠수정은.”

송 장관=“정찰총국 소속으로 알고 있다.”

이 의원=“거기(정찰총국) 부서장이었던 정찰총국장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있나.”

송 장관=“확인할 수 없다. 북한 사정에 대해선 추정할 수 있지만 확인을 할 수 없는 사안이다.”

정진석 한국당 의원은 “김영철은 과거 국방부 장관의 국회 답변 속기록에 (천안함 폭침 배후 주범으로) 남은 인물이다. 왜 인정하지 않으려는 거냐”고 압박했다. 송 장관은 “인정하지 않으려는 게 아니고 당시에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기록돼 있다. 지금 동일한 수준으로 말하는 것”이라고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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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김학용 위원장이 직접 나서 “국방부마저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 주범이 확실하지 않다면 과거 대한항공기 폭파나 아웅산 테러,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사건은 뭐냐”고 따졌다.

김중로 바른미래당 의원은 “다른 장관도 아닌 국방부 장관이 46명의 생명을 앗아간 장본인에 대해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또 지난달 25일 오전 김영철 일행 방한 시 정부가 ‘고위당국자협의회’를 열어 군사작전 지역에 있는 전진교를 이용하도록 결정하는 과정에서 국방부를 배제시켰다는 이날 아침 중앙일보 인터넷판 보도도 논란이 됐다. 야당 의원들이 이 문제를 거론하자 송 장관은 “입경 통로는 보고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국방부 패싱’을 공개한 김 위원장이 “답변하기 곤란하면 차라리 곤란하다고 말하라. 전진교 통과 결정을 국방부가 사전에 몰랐다는 중앙일보 보도가 팩트 아니냐”고 추궁했다.

야당 측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4월 첫 주 재개될 것”이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발언에 대해 사실 확인을 요청하자 송 장관은 “그 사람은 그런 것을 결정하는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송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국군을 관할하는 사람으로서, (김영철 방한 논란이) 굉장히 모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정하냐”고 묻자 “군 입장에서는 불쾌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 이낙연 “평양보다 워싱턴 선행돼야”=이날 대정부질문에서 “대북특사나 남북정상회담보다 먼저 대미특사, 한·미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이낙연 국무총리는 “평양보다 워싱턴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 총리는 “대미특사를 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이 있냐”는 박 의원 질문에 “말씀을 그대로 전하겠다. 특사로 어떤 분이 적절한지를 제가 판단하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철재·송승환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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