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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네이버 등기이사 물러난다…다시 '대기업 총수' 피할 수 있을까

중앙일보

입력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GIO)가 창업 후 처음으로 네이버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네이버 지분 4.31%를 가진 대주주이자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준 대기업집단 총수(동일인)'인 이해진 GIO가 이사회 퇴진을 통해 ‘총수' 지위를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뉴스1]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뉴스1]

네이버는 26일 이사회(의장 변대규)를 열고 다음 달 19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해진 GIO와 이종우 숙명여대 교수를 연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네이버 한재현 홍보 이사는 “이해진 GIO가 산업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글로벌 투자ㆍ사업 직무에 전념하기 위해 사내이사직을 내려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999년 창업 초부터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이 GIO는 지난해 3월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가 1년 만에 사내이사도 그만두게 됐다.
 업계에선 지난해 8월 공정위가 이해진 GIO의 대기업 총수(동일인)로 지정하던 무렵부터 등기이사 퇴진설이 흘러나왔다. 정부에 "네이버를 KT나 포스코 같은 ‘총수 없는 대기업'으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했던 이 GIO는 이사회 중심으로 경영되는 네이버에서 자신의 '실질 지배력'이 높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GIO는 지난해 8월 말 보유 주식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해 지분을 4.64%에서 4.31%까지 낮추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공정위는 지분 등으로 볼 때 이해진 GIO의 네이버 경영에 대한 실질 지배력이 크다고 보고 총수로 지정했다. 그러자 이해진 GIO가 올해 3월 임기가 끝나는 사내이사직에서 퇴진함으로써 올해 9월 공정위 기업집단·동일인 지정 심사에서 총수 지위를 벗어나려고 재시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공정위의 총수 지정을 염두에 뒀다기보다, (이해진 GIO는) 지난해 이사회 의장직을 그만둘 때부터 사내이사 사임도 검토했었다"고 말했다. 이해진 GIO는 뉴욕ㆍ도쿄 증시에 상장된 네이버 자회사 라인(LINE)의 등기이사직은 유지한다.
 네이버 이사회는 네이버 비즈니스위원회 리더를 맡은 최인혁 부사장을 신임 사내이사로, 이인무 KAIST 경영대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신규 사내ㆍ외 이사 후보는 다음 달 23일 주주총회 승인 후 선임된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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