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팎서 "교육현장" 해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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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교육현장의 각종 비리와 문제점들을 개선, 해결하기 위한 전·현직교사들의 교육운동이 날로 구체화되고 있다. 최근 「사립학교 교육정상화 추진회」와 「국어교육을 위한 교사모임」이 잇달아 창립되는가 하면 교육 현장과 제도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문화교육을 위한 교사 대상 민요·풍물강습이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또 서울 명신고·정화여상·유성전자 공업학교, 나주 세지중, 파주여종고, 순천상고 등 수많은 사학에서 놀라운 비교육적·비민주적 폭력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립학교 교육정상화 추진회」가 결성되기도 했다.
『이제 우리 힘으로 우리 국어교육을 바로잡읍시다』라는 구호를 내건 「국어 교육을 위한 교사모임」은 교사들 스스로 올바른 국어교육의 방향을 모색·발전 시키는 것이 그 목적. 교사들을 소외시킨 채 만들어진 교과서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주입식 입시교육에서 벗어나 「참다운 국어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전국 초·중·고 교사들에게 필요한 국어교육 자료를 만들어 보급하고 문화행사 및 토론회 등을 개최한다는 것이다. 이번 교육주간에도 교과서 내용에 대한 모의재판 등의 행사를 가졌다.
해직교사 중심의 교육출판기획실을 만드는 등으로 교육관계 서적들의 출판활동도 매우 활발하다.
교육문제연구소는 교육문제연구 시리즈 제1집으로 『한국사회와 사학문제』(주유간)를 출판, 최근 계속 벌어지고 있는 사립학교 사태의 구조적 모순 분석과 함께 사립학교민주화운동의 대표적인 사례들을 모아서 소개했다.
민주교육추진 전국교사협의회는 「참교육」을 위한 전교협총서 『교육악법·교육자치제』 『교육판례』(미래사간)를 최근 펴냈으며, 민주교육실천협의회는 올해 새로 선포된 「교사의 날」(5월10일)에 즈음하여 해직·구속교사들의 옥중서간집 『끝내지 못한 마지막 수업』(미래사간)을 출판했다.
교육문화연구회와 민주교육추진 서울교사협의회(서교협)는 문화교육운동의 차원에서 교사들을 위한 풍물·민요·탈춤 등의 강습 및 민속예술강좌를 마련. 또 서교협은 14일 오후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교사와 학생이 한데 어우러지는 대동제 「학생과 함께 하는 문화잔치」를 벌여 관심을 모았다.
그밖에도 극도로 비민주적인 교무회의·반장선거 등 교육현장의 문제점을 풍자 마당극으로 꾸며 수시로 공연하는 등 지난 86년 「5.10 교육민주화선언」이래 본격화 되어온 교육민주화운동은 그 활동이 점점 구체화·전문화하는 추세가 완연하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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