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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폭탄’에 강남·서초·송파구 전셋값 꺾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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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달 말 9억~10억원에 전세 계약됐으나 지금은 8억~9억원에 물건이 나온다. 한 달 새 5000만~1억원이 내렸다. 같은 기간 노원구 중계동 ‘건영2차’ 전용 84㎡ 전셋값도 3000만원 하락했다. 잠실동의 R공인 관계자는 “요즘 세입자를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전세가 잘 안 나간다”고 말했다.

3년 8개월만에 서울 0.02% 하락 #위례·다산신도시 입주 늘어난 덕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3년 8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방에서 시작된 전세 약세가 경기·인천에 이어 서울로도 확산하는 모양새다.

2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평균 0.02% 하락했다. 2014년 6월 2일 조사(-0.02%) 이후 193주 만의 약세다. 이른바 ‘강남 4구’(-0.14%)의 약세가 전셋값을 끌어내렸다. 지난 2일 0.2% 떨어진 데 이어 3주 연속 내림 폭이 커졌다. 서초구가 0.21% 내렸고 송파(-0.14%)·강남(-0.13%)·강동(-0.08%) 순이었다. 강북권에서는 노원구가 0.03% 떨어졌다.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면서 전세 공급량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 강여정 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강남권의 경우 인근 위례신도시에, 노원구는 경기 구리 갈매지구와 남양주 다산신도시에 입주가 잇따르며 전세 수요가 분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전셋값 안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전세 공급처’인 입주 물량 증가로 전세 공급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해서다. 부동산114는 올해 서울에 3만4000여 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보다 28% 많은 수치다. 여기다 인접 지역인 경기도에 전국 물량의 37%인 16만여 가구가 쏟아진다.

반면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조만간 개포지구 등 재건축·재개발 이주가 본격화하기 때문에 서울 전세 약세가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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