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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 6일만에 귀가한 현대노조 추위장|청부 납치여부 수사초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지난 6일 피랍 됐던 현대건설 노조설립 추진위원장 서정의씨(37)가 11일 오전 귀가함에 따라 경찰은 목포에 형사대를 급파, 납치범들의 신원파악에 나서는 한편 서씨가 7일부터 9일까지 감금돼 있었다고 주장하는 가정집의 소재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11일 오후 2명의 수사관을 목포에 급파한데 이어 12일 추가로 5명의 형사대를 보내 회사관련여부 수사에 앞서 현지의 조직폭력배 계보파악과 서씨가 감금됐던 가정집을 찾기 위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범인들이 사직서를 받아내는 조건으로 회사측으로부터 1천7백만원을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는 서씨의 진술에 따라 이 사건이 회사측의 노조와해공작을 위한 청부 납치극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회사관계자들을 소환, 수사를 하는 한편, 납치됐던 6일 동안 범인들의 얼굴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는 등 서씨의 진술에도 의문점이 많아 자작극 가능성도 함께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또 서씨가 물려나기 전 묵었다는 목포 동아여인숙에서 주인으로부터 서씨가 20대 청년 2명에게 업혀와 투숙했던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 청년들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서씨가 감금돼있었던 곳이 ▲동아여인숙으로부터 차편으로 15분 거리이며 ▲교회종소리가 들렸고 ▲슬라브 지붕에 대청마루가 있었으며 ▲기차소리와 개 짖는 소리가 들렸고 ▲집주인은 『한범만씨』로, 한씨의 부인은 『경희 엄마』로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는 진술에 따라 감금됐던 가정집을 집중 수색하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범인들이 서로를 『갈치』 『빼빼』 『조조』라고 불렀으며 범인 중 1명이 목포에서 가세했다는 서씨의 진술에 따라 목포지역의 조직폭력배들에 대한 수사를 펴고있다. 한편 경찰은 서씨가 납치되기 이틀 전 주식청약을 하기 위해 찾았다는 1천6백30만원의 수표와 현금을 6일까지 보관하고 있었던 점 등 의문점이 많아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서씨는 지난 6일 밤 현대건설 최재동이사(46) 등 회사간부들과 술을 마신 뒤 괴청년들에게 납치됐다가 6일만인 11일 오전 8시45분 귀가했다. 서씨가 나타난 뒤 최이사는 12일 오전까지 출근을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측은 『사건의 전모가 수사기관의 조사결과에 따라 밝혀지겠지만 이번 사건에 회사는 전혀 무관함을 거듭 밝힌다』며 『서대리도 곧 본연의 자세로 돌아오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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