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비젠야기」첫 기획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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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국립현대미술관은 신라토기에원류를 둔 일본의 이른바「비젠야키(비전소)」의 대가「후지와라·유」(등원웅)를 초대, 29일까지제 2전시실에서「비젠도기 1천년그리고 지금 전일등원웅의 세계」전시회를 연다.
비젠도기는 일본 6대고도요지의 하나인 오카야마(강산)현비젠(비전)시 일원에서 1천년동안 꾸준히 맥을 이어온 유서깊은 도자기로 일본 고분시대의 최절정기인 5세기후반에신라에서 건너가 토착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도자예술이 임진왜란때 포로로 끌려간 조선도공들에 의해 개화한 것임은 널리알려진 사실.
그러나 시기적으로 임진왜란보다 훨씬 앞선 신라시대 토기의 맥을 잇는 비젠도기가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기획전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비젠도기는 비젠시 일역의 논흙을 10m깊이에서 지괴형태로떠내 약5년간 숙성시킨뒤 성형, 섭씨1천3백도의 온도에서12일간에 걸쳐 소성한다. 이때연료는 반드시 소나무장작을 사용하며 흙자체의 멋을 살려 유약을 쓰지않고 불과 가마에의한 갖가지 표면의 변화를 추구하는것이 특징.
한가마에 6백여점을쌓아구으면 2백점정도를 건질수 있다는 것이 작가「후지와라」의설명이다.
이번 전시회에는작가가최근2년동안 6차례 구워낸 가마안에서 특별히 골라낸 1백점의 작품을 출품했다. 대곤·호리병·화기·꽃병·물병·찻병·사발·화분등 다양한 용도로 제작된작품들은 고졸, 질박한 전통의멋에 현대적 조형미가 가미된수작들이란 평.
「후지와라」의 작품 외에 인간국보로 지정됐던 그의 부친「후지와라·게이」(등원계·83년작고)의 유작 10점도 함께 선보인다.
「후지와라」는 금년 57세 로55년 명치대 일문학과를 졸업한뒤 부친의 제자가 되어 본격적인 도기수업을 받았다.
그가 도예작가로서의 국제적명성을 얻게된 것은 63년 바르셀로나「국제도예전」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고부터.
그후 미국·캐나다 등지에서여러차례 해외전을 열었고, 미다트머스대·샌프란시스코대등에서 도예를 강의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를 위해 서울에온 그는『비젠도기가 신라토기의 전통을 계승한것인만큼한국은나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이번 전시회는 나에게 1천년만에 이룬 일종의 귀성나들이로서의 의미를 갖는것』이라고말했다. <정교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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